16일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작기계 내수 규모는 1조 5,287억원으로 지난 2015년의 1조 6,811억원에 비해 9.06% 줄었다. 글로벌 경제회복 국면에서도 2년 사이 역성장 규모가 10%에 육박한 셈이다. 내수 규모가 가장 컸던 2011년 2조3,948억원에 비하면 무려 36.2%가 쪼그라들어 기계산업이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기업들은 내수 축소의 원인으로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국내 핵심 제조업체들의 해외 공장 이전 가속화를 꼽고 있다. 국내의 공장 건립 자체가 줄다 보니 기계 수요도 덩달아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공작기계 업체 관계자는 “러시아나 베트남의 경우 ‘자국산 우선구매 정책’을 쓰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공장을 짓게 되면 기계 수요 역시 고스란히 유출되는 구조”라며 “다른 나라도 현실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요기반이 무너지고 있지만 수출도 쉽지 않다. 한국의 공작기계 수출 규모는 연간 20억달러로 전 세계 7~8위권에 해당한다. 문제는 독일·일본 등 공작기계 강국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에 밀려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계 강국과의 기술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반면 중국 정부의 제조업 굴기를 등에 업은 중국 업체의 기술력은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업계의 한 임원은 “국내 기계산업이 샌드위치처럼 끼여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며 “정부와 학계·기업이 협업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병기·서민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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