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POSCO(005490) 등 국내 증시의 대표 종목들이 코스피지수보다도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량 대형주가 반등하기 전 미리 매수할 기회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는 반면 중소형주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엇갈린 주장도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6.87% 떨어진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은 대부분 이보다도 부진한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10% 떨어졌고 현대차와 LG화학의 하락률은 각각 18.9%, 20.6%에 달했다. 수익을 낸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와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세 개였다. 이 중 셀트리온의 올해 주가 상승률이 33.6%로 가장 높았고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15.8%, 11.3%씩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뿐만 아니라 대형주 전반이 부진을 나타냈다. 올 들어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6.9% 떨어져 중형주지수(-2.5%)보다 하락폭이 컸다. 소형주지수는 오히려 6.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형주를 선호하는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도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올 들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만 4조원어치를 팔아치웠고 대형주를 주로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200(069500) 등도 4,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대형주 중심의 약세를 이끌었다. 또 최근 들어서는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수출주 위주의 대형주가 더욱 타격을 받았다. 반면 중소형주는 수출 비중이 낮아 무역분쟁의 영향을 덜 받는다.
이 때문에 중소형주를 대안으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형주 위주인 KRX300 지수와 중형주 중심의 KRX Mid 200의 성과를 보면 대부분의 기간에서 KRX Mid 200이 KRX 300을 앞섰다”며 “대형주 주도의 약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중소형주 중심의 틈새 전략도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 반등이 시작되면 대형주가 먼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하락세가 오래됐기 때문에 가격 매력도가 높아졌고 외국인투자가들이 돌아오면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전반적인 증시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로 대형주 부진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아졌다”며 “대형주가 3·4분기 코스피 반등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형주 중에서도 실적개선 업종·종목을 중심으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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