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배터리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의 주력 기업으로 LG화학이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해 구 회장 체제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지난 17일 중국 장쑤성 정부와 난징시 신규 배터리 공장에 최대 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기술은 물론 생산규모 면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생산능력을 급격하게 키워도 문제없을 정도로 두터운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으로도 해석된다.
LG화학은 오는 2020년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폐지된 후 벌어질 무한 경쟁 시기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 만큼 이전처럼 해서는 뒤처질 수도 있다.
기술력은 여전히 LG화학이 중국 기업들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가는 고성능 배터리 기술력은 분명 우월하다”며 “하지만 300㎞ 이상 주행하는 배터리 기술은 거의 비슷할 정도로 중국이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LG화학도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배터리 가격 결정에 중요한 요인인 코발트·니켈 등의 원재료를 확보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며 규모의 경제도 가격을 낮추는 중요한 요건이다.
이 때문에 중국 배터리 기업들도 몸집 불리기에 한창이다. CATL은 2020년까지 생산능력을 50GWh까지 늘릴 예정이며 BYD도 내년 26GWh로 생산능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능력은 기업의 신뢰와도 관련이 있다”며 “많이 생산하면 외부에서는 기업이 튼튼하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생산능력을 급격하게 키워도 LG화학은 고객 확보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보여줘 신뢰를 높이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현재 40조원이 넘는 수주잔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의 현대차와 르노삼성, 한국GM, 인도의 마힌드라 등을 주요 고객층으로 두고 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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