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주택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를 위한 주택 후분양제 활성화를 포함한 ‘제2차 장기 주거종합계획 수정 계획’과 ‘2018년 주거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기존의 선분양제는 모델하우스에서 주택 사업자가 제시하는 조감도만으로 판단해 주택 소비자가 착공 직후 주택을 계약하는 주택 공급 방식이다. 이 제도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시기 주택건설 사업자에게 건설자금의 사전 확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을 높여 비교적 단시간 내 민간에 의한 대량의 주택 공급이 가능했다. 주택 소비자는 선분양으로 인한 준공 및 하자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는 대가로 건설 기간 동안 주택가치 상승에 따른 분양 이익과 구입자금 분할 납부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후분양제는 이러한 부작용 방지를 위해 일정 공정(공정률 60%~80%) 이상 건설한 후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주택을 확인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해 주택 소비자가 부담하는 준공과 하자의 부담을 경감하고 분양가와 입주 시점의 매매가 차이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이번 계획안에서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도시공사가 공급하는 공공 부문부터 적용해 단계적으로 오는 2022년까지 공공분양 주택의 70%를 후분양으로 공급하고 민간 부문은 공공택지 우선 공급 및 기금대출 지원 강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해 후분양제를 도입하며 기금·대출보증 지원을 확대 강화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금융 부담을 완화해 후분양제도의 안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활성화 정책에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주택 구입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구조의 개편 없이는 후분양제 도입이 어려울 수 있다. 오히려 주택 사업자의 신용도나 담보 등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현재의 금융구조에서는 신용도 높은 대형 시공사만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돼 신규 주택 공급시장을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신규 주택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후 연쇄 효과로 일반 아파트인 재고 주택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의 상승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후분양제로 인한 공급시장의 위축을 막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책이 필요하다. 첫째, PF 참여자가 공급 시점에 시장 예측이 가능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 둘째, 주택 사업자가 사업비를 PF,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부동산 증권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달 가능하도록 금융구조 개편을 동반하면서 계획안에 포함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대출 보증 한도 확대 및 기금대출 등의 지원책을 시행해 중소형 시공사도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급자 측면에서의 금융제도적 보완과 더불어 주택 사업자가 조달한 사업비가 주택 수요자금에 의해 상환되는 순환 구조가 가능할 수 있도록 주택 소비자를 대상으로 금융제도 정비를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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