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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선두' 지킨 뒷심…무더위도 달아났다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최종

1타 차로 선두 위협받던 이소영

15번홀 배선우 버디에 버디 응수

상금랭킹 5위로 상반기 마감

최혜진은 상금 등 전부문서 1위

이소영이 22일 MY문영 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배선우(왼쪽), 최혜진(오른쪽) 등 동료들로부터 축하 얼음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LPGA




1타 차의 살얼음 선두로 맞은 15번홀(파4). 추격자 배선우(24·삼천리)가 2단 그린 아래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넣으면서 단독 선두를 달리던 이소영(21·롯데)은 17언더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워낙 어려운 위치에서의 버디였기에 쫓기는 입장에서는 분위기를 완전히 뺏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소영은 그러나 배선우의 기쁨을 단 몇 초 만에 지워버렸다. 3m 남짓한 거리에서 과감한 퍼트로 버디를 만든 그는 다시 1타 차로 달아나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16번홀(파4) 티샷을 날린 뒤 이동하면서는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였다.

‘61타 괴력의 3년차’ 이소영이 석 달 만에 시즌 2승을 달성하며 기분 좋게 2018시즌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이소영은 21일 경기 여주의 솔모로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에서 사흘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우승했다. 3라운드에서 버디만 4개를 잡으며 4타를 줄여 배선우·최혜진(19·롯데)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우승 이후 정확히 3개월 만의 승수 추가다.

전날 2라운드에서 무려 11언더파 61타를 작성, 코스 레코드는 물론 KLPGA 투어 18홀 최소타 공동 2위(1위는 이정은의 60타) 기록을 쓴 이소영은 여세를 몰아 통산 3승까지 내달렸다. 첫날 공동 26위에서 이튿날 공동 선두로 날아오르더니 마지막 날 배선우와 최혜진의 매서운 추격을 떨쳐내고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상금랭킹이 11위에서 5위(약 3억4,100만원)로 훌쩍 뛰었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정확한 장타(257야드·올 시즌 7위)가 돋보이는 이소영은 이정은(22·대방건설)과 함께 2016년 데뷔한 동기생이다. 첫해 신인상 포인트 2위로 마쳐 이정은에게 신인왕 타이틀을 뺏겼던 이소영은 지난 시즌에는 이정은이 4승으로 투어를 평정하면서 또다시 그늘에 가린 셈이 됐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정은보다 먼저 시즌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최혜진·장하나와 같은 다승 공동 1위(2승)로 후반기를 맞게 됐다.

이날 챔피언 조인 이소영·최혜진·배선우의 숨 막히는 3파전이 시종 계속됐다. 1·2번홀 연속 버디로 쉽게 가는 듯했던 이소영은 이후 다소 답답한 파 행진 속에 역전패 우려를 씻지 못했다. 위기를 걷어찬 것은 역시 정교한 퍼트였다. 12번홀(파3) 그린 밖에서 퍼터로 강하게 굴린 게 그대로 버디로 이어지면서 2위를 2타 차로 따돌린 이소영은 15번홀에서 버디를 맞아 아주 잠깐 공동 1위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거리의 버디 성공으로 다시 달아나고는 끝까지 타수를 지키며 1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경기 후 이소영은 “무더운 날씨에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후반기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슈퍼루키’ 최혜진은 마지막 홀 4m 버디를 놓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지 못했다. 그래도 시즌 7번째 톱5로 상금(5억7,700만원), 대상(MVP)·신인왕 포인트, 다승(공동 1위)까지 4개 부문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이정은은 8언더파 공동 29위. KL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2주 남짓한 휴식기에 들어갔다가 8월10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로 레이스를 재개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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