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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괜찮나] 낸드값 올 18% 뚝 ... 삼성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 부딪칠 수도

스마트폰·PC시장 정체 속 D램·낸드 중국發 공급과잉 우려

디스플레이, OLED 비중 계속확대 ... 기술력은 겨우 1~2년 앞서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시장지배력은 압도적이다. 수치가 증명한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44.9%,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46.8%로 모두 1위다.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무려 95.4%에 달한다. 기술력에서도 마찬가지. 삼성전자는 최근 5세대 90단 낸드 양산을 시작하며 도시바·마이크론 등 상위권 경쟁사들의 4세대 64단 낸드와의 격차를 2년 이상 벌렸다.

이 같은 ‘초격차’에도 불구하고 DS 부문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것은 ‘외풍’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결국 부품 산업인 만큼 부품이 탑재되는 세트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전통적으로 시황에 취약하고 중국의 제조 굴기와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것도 위험요소라는 지적이다.

◇메모리 공급 과잉이 삼성 흔든다=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요가 주춤하지만 공급은 늘어나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의 40%를 흡수하는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1.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처인 PC 시장도 정체 상태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12일 보고서에서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낸드플래시 투자 규모는 280억달러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40%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투자액(220억달러)을 27% 초과했다”고 밝혔다. 올해 역시 41%가량의 초과투자가 예상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평택 반도체 단지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삼성전자가 공급 과잉 시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메모리 가격의 하락이 가파른 점도 삼성전자에는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3일 기준 DDR4 8Gb(기가비트) D램의 현물가격은 1개당 7.9달러로 올 1월 9.65달러에서 18%가량 떨어졌다. 낸드플래시(64Gb 제품 기준) 가격 역시 올해 초 4달러에서 3.3달러로 17.5% 하락했다.

여기에 중국의 저가 공세도 예고됐다. 중국의 국영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그룹의 계열사인 YMTC를 비롯해 허페이창신·푸젠진화반도체 등이 올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와 D램 생산에 돌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삼성이 생산하는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 “삼성의 비메모리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도 리스크”라고 우려했다.





◇기술경쟁 더욱 치열해질 것…미세공정 한계 리스크=수급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가격보다는 기술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당분간은 삼성이 기술 우위로 현재의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10나노급 D램을 비롯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자동차 및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기술우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미세공정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기술격차가 점차 좁혀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D램에서 10나노, 낸드에서는 90단 기술을 구현한 삼성의 경우 다음 단계로의 업그레이드에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반도체 미세화에 여력이 있는 경쟁사들의 추격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스마트폰 ·태블릿·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반도체 용량의 증가가 삼성에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독식하던 중소형 OLED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로=OLED 기술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삼성 OLED를 탑재한 애플 ‘아이폰X’와 삼성 ‘갤럭시S9’ 판매가 예상에 못 미치자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이 휘청였다. 공장 가동률까지 낮춰가며 고객사 확보에 혈안이 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중국 BOE, 차이나스타(CSOT) 등이 중소형 OLED 시장에 뛰어든 것도 삼성에는 부담이다. 기술력 격차도 불과 1~2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BOE 등이 중소형 OLED 시장에 진입하면서 독주 무대가 깨졌다”면서 “폴더블·스트레처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에서의 초격차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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