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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서울페이’에 촉각…수수료 인하에 "올 것이 왔구나"

소득공제 40% vs. 신용카드 이용 편의와 혜택

금융위 “카드 수수료 인하방안 마련” 국회에 보고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제로 결제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두번째),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카드수수료인하 서명서를 전달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제로 결제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 세번째), 박원순 서울시장(왼쪽 네번째)등의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연합뉴스


카드업계가 이른바 ‘서울페이’와 금융당국의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가뜩이나 ‘페이’라는 새 결제방식이 결제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이라 서울페이를 보는 카드업계 눈빛엔 우려가 가득하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 방침을 밝히자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서울시는 25일 ‘수수료 제로’ 결제서비스 ‘서울페이’ 도입을 선언했다. 서울페이는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직거래 시스템이다. 중간 단계를 없애 소상공인이 내야 할 수수료를 0%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가 첫발을 떼면 부산, 인천, 전남, 경남도 연내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2020년까지 전국적으로 확산한다는 게 목표다.

서울페이를 이용하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기존 간편결제 사업자와 시중은행이 참여해 계좌이체 수수료 등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대폭 줄어든다. 카드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소득공제율 40% 적용 혜택이 가져올 효과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서울페이는 기존 시장 지배적인 플랫폼 사업자와 금융기관 등이 참여하고, 높은 소득공제율까지 적용될 예정이어서 다른 민간 페이업체보다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예산이 투입된 시스템과 민간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카드사간 경쟁이 자칫 불공정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반면 실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페이 방식이 기존 결제 문화를 뒤집을 만큼 혜택이 크지 않고 범용성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시 포인트 적립과 다양한 할인혜택도 소비자들을 잡는 요소이다. 정부가 소득공제 혜택으로 사용을 장려한 체크카드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낮추고 체크카드는 높여 현재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은 30%로 신용카드(15%)의 2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전체 카드결제 금액에서 체크카드 이용금액 비중은 2015년 20.9%, 2016년 20.1%, 2017년 20.4%로 최근 3년간 20%대에서 답보 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으려고 체크카드로 넘어간 이들은 다 옮겨갔다고 보면 된다”며 “서울페이도 소득공제 혜택만으론 이용자 입장에서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페이가 소상공인에 한정돼서 범용성이 떨어지는 점도 불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카드사의 관계자는 “소상공인 매장에서 서울페이를 사용하고 다른 곳에선 다른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번거로움을 무릅쓸 사람이 많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카드업계는 서울페이로 인해 카드 수수료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수수료율이 제로에 가까운 결제방식이 등장함에 따라 카드 수수료율을 더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미 금융위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카드 수수료는 3년마다 원가(적격비용)를 다시 계산해 산정하는데 올해가 재산정하는 해다. 금융위는 올해 원가분석을 두고 ‘원가 하락분(인하 여력)’이라는 표현을 적시했다.

금융위가 밴(VAN)수수료 체계를 개편하면서 31일부터 소액결제가 많은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내리기로 한 데 이어 재차 인하 방침을 밝힌 것이다.

다만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영세·중소 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크게 내리는 대신 신용카드사에 새로운 사업 영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며 카드업계의 숨통을 트일 여지를 제시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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