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 기업들의 상장이 최근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1차산업으로 대표되는 농축산업이 정체되면서 일부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통한 투자로 후발주자 대비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지만 시장의 호응은 미지근한 상황이다.
25일 농자재 기업 대유는 이날 마감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희망범위(8,900~1만원) 중단 안팎에 주문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가는 주관사와 발행사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되지만 최근 코스닥 공모시장의 뜨거운 분위기와 달리 공모가는 상단 수준까지는 무리라는 것이 시장의 분위기다. 업종 특성상 성장성이 다소 부족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이는 성장 산업인 바이오 기업의 공모가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가장 최근 상장한 바이오벤처 올릭스와 아이큐어는 모두 공모희망범위를 뛰어넘는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되며 흥행에 큰 성공을 거뒀다.
권성한 대유 대표이사는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간 3조원에 달하는 국내 비료시장에서 회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신규 시장을 더 공격적으로 개척해나감과 동시에 상장을 통해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해 국내외 농자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로 3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후 R&D·설비구축 등 농자재 산업의 경쟁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1차산업 관련 기업의 상장은 올해 두드러진 현상이다. 정부의 코스닥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상장 요건이 대폭 완화됐는데 이를 틈타 농축산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과 6월에는 아시아종묘(종묘), 현대사료(축산 사료)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대유까지 포함하면 7월까지 3개 농축산 기업이 상장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육계가공 기업 체리부로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농축산 기업 상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체하고 있는 농축산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로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유 역시 농업용 드론 개발과 같은 스마트농업부터 동물용의약외품 개발 등 신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사료와 아시아종묘도 공모자금을 통해 각각 농업회사법인 신규 설립과 R&D 지출 확대를 진행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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