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민 전남대 의대 교수팀이 25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발표한 논문에서다.
김 교수팀은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에 따른 우울증 환자 300명(평균 60세)에게 에스시탈로프람 성분의 항우울제 또는 가짜 약을 24주 동안 복용시킨 뒤 8.1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항우울제 복용군의 주요 심장사건 발생률은 40.9%로 가짜 약 복용군(53.6%)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심장원인 사망률(10.7% vs 13.2%), 심근경색증 발생률(8.7% vs 15.2%), 좁아지거나 막힌 관상동맥까지 풍선 카테터(도관)를 밀어넣어 넓혀주거나 혈전을 뚫어주는 시술 발생률(12.8% vs 19.9%)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항우울제 복용군에서 이 같은 불상사가 발생할 위험은 가짜 약 복용군보다 꽤 낮았다. 심근경색증은 0.54배, 관상동맥 시술은 0.58배, 주요 심장사건 발생은 0.69개, 심장원인 사망은 0.79배였다.
급성 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심장동맥)이 혈전 등으로 막힌 상태가 수십분 이상 이어져 안정·수면 중에도 심한 가슴통증을 느끼거나 막힌 혈관 영역의 심장근육이 괴사하는 것을 말한다. 심한 경우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다.
죽음의 공포를 경험한 뒤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관상동맥질환과 우울증을 함께 앓으면 우울증이 없는 환자보다 심근경색증 등이 재발하거나 이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3∼4배 높아진다.
김재민 교수는 “심각한 신체질환에 동반되는 외상후증후군 치료가 신체질환 예후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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