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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후폭풍] "최저임금 인상 지키며 공장 돌리다간 못버텨"

■울산중기협도 불복종 선언

外人비중 높은 2~3차 협력사

언제든 집단행동 가능성 높아





울산중소기업협회가 중소 제조업 가운데 처음으로 최저임금 불복종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은 소상공인뿐 아니라 중소 제조업체조차 생존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절박함을 드러낸 것이다.

울산 지역 중소기업들은 조선업을 중심으로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완성차 업체마저 미국의 관세 폭탄과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며 일감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고원준 울산중소기업협회 회장은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측에서 일감이 많이 줄었다며 납품단가 조정을 요구했고 우리 역시 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최저임금이 올해 16.4% 인상된 데 이어 내년에 또다시 두자릿수로 오르면서 많은 업체가 폐업까지 고려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부에서는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지원한다며 연일 정책 홍보에 나서지만 지역의 중소기업에서 젊은 인력을 구하기란 여전히 ‘하늘의 별 따기’”라며 “울산 지역 중소 제조업체 인력의 10~15%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체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다른 지역의 중소기업 단체로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불복종 운동이 추가로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울산처럼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높고 2~3차 협력업체들이 많은 지역에서는 언제든지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숙식비 등을 포함하면 이미 내년도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는 곳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된다. 경남 지역의 한 중소업체 임원은 “최저임금을 위반하면 사업주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기 때문에 속은 부글부글 끓어도 선뜻 불복종 운동에 나서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높아진 인건비 부담에 더 이상 법을 지키면서 공장을 운영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죽기 살기’로 (집단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최저임금 불복종 선언을 하며 ‘소상공인 생존권연대’를 출범한 소상공인연합회의 향후 움직임도 변수다. 연합회는 현재까지는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불복종 전선을 펴고 있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전선을 넓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생존권연대에 중소기업 단체들이 들어와 있지는 않지만 생존권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앞으로 연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중기중앙회가 최근 자영업자와 소상인 300명을 대상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74.7%가 ‘감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로 경영 상황의 위기를 꼽았다. 지난해 대비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는 의견이 44.2%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를 호소한 소상공인들도 75.3%에 달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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