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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빅 데이터, 4차 산업혁명 성공 이끈다

채수완 딜로이트 리스크 자문본부 이사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도 있다. 둘 다 보이는 것이 경쟁력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과 도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요즘같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경쟁사보다 빠르게 매출·손익·재고·수불현황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이는 곧 엄청난 경쟁력이 될 것이다. 만일 전국 또는 세계 각지에 영업망과 온·오프라인 매장, 생산라인이 갖춰져 있는 기업이라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최근 들어 ‘돈’ 못지않게 중요해진 것이 바로 데이터다. 과거에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시스템만 유형자산으로 분류했으나 실질적인 데이터는 유형 또는 무형자산으로도 인식하지 않았다. 데이터를 업무활동의 부산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데이터가 그 자체로 경쟁력의 원천이자 기업의 중요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시작해서 2000년대 말까지 기업들은 업무방식과 자원관리를 혁신적으로 바꾸기 위해 대규모 전사적자원관리(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시스템을 도입한 적이 있다. 과거처럼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추는 데 집중하던 시대를 지나 데이터를 어떻게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IT 시장 분석기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1,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국내만 하더라도 5,600억원 이상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급변하는 산업환경하에서 의사결정 주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지배구조가 복잡하고 이해관계자가 다양해지면서 의사결정 방식도 과거와는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많은 기업이 직관에 의한 의사결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합리적인 확신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일수록 전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영업정보와 실시간 매출현황·손익현황 등을 적시에 확인하고 판단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빅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석하고 시각화해 적시에 현황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데이터 애널리틱스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 데이터 애널리틱스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 IT 인프라 투자뿐 아니라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기업의 데이터 구조를 개선하고 과학적인 데이터 처리 및 분석이 가능한 인력 확보와 프로세스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꿰지 않은 데이터는 창고에 쌓아둔 오래된 재고와 같이 점차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데이터의 효율적인 저장과 수집·분석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시각화해 의사결정에 활용한다면 기업의 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것이며 이는 투자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가 될 것임이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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