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국민 비만율을 낮추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하고 오는 2022년까지 5개년 계획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영양·운동·비만치료·인식개선 등 4개 분야의 대책을 통해 2022년 41.5%로 예상되는 비만율을 2016년 수준인 34.8%로 유지하겠다는 게 목표다. 비만과 관련해 범정부 차원에서 장기적 관리 계획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모든 질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비만을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해 7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종합국가대책을 마련했다”며 “1인가구 증가와 서구식 식습관 확산 등으로 비만율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국가 차원의 선제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 따르면 우선 오는 11월부터 고도비만 수술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의료계에서는 고도비만 수술로 위밴드술, 루와이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 등 3가지를 인정하고 있다. 2020년부터 고도비만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해 이들에 대한 교육이나 상담비용도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오는 2020년에는 비만 예방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도’(가칭)도 도입한다. 임직원들의 신체활동 증진, 건강한 식생활 관리 등에 앞장서는 기업이 대상이다. 건강친화기업에게는 건강보험료 감면, 저리 융자, 인재 확보, 공공입찰 가점 등의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2022년부터는 ‘전국민 대상 건강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해 우수자에게는 지역 체육시설 이용권과 의료기관 진료권 등을 제공한다. 현재 일본은 ‘건강포인트 제도’를 운영 중이고 독일도 ‘건강보너스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학교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우수 학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다문화·장애인 가정 청소년도 운동을 간편하게 배울 수 있도록 ‘스포츠강좌 이용권’ 지원 대상을 두 배로 늘린다.
초등돌봄교실에서 식생활 지도를 받는 학생도 규모를 현재 1만명에서 2022년 10만명 수준으로 늘린다. 과일 간식을 제공하는 학생도 올해 24만명에서 내년 35만명으로 확대한다. 저체중·성장부진 영유아와 영양섭취 불균형 임산부에게 영양보충식품을 지원하는 ‘영양플러스사업’ 대상자도 확대한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연합(EU)이 아동비만율 감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모유수유도 대대적으로 권장하기로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한국의 비만율은 33.4%로 OECD 평균인 53.9%보다는 낮지만 23.8%인 일본을 넘어섰다. 남자 아동·청소년의 비만율은 26.0%로 OECD 평균 25.6%을 추월했다.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고도비만율 역시 2016년 5.3%에서 2030년 9.0%을 기록할 전망이다.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06년 4조8,000억원에서 2015년 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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