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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공유 꼬인 실타래 푼다] 택시업계 재정지원 당근책 꺼냈지만...'차량공유' 합의까진 산넘어 산

"출퇴근 시간에만 허용해야"

"차종 등 모든 규제 풀어야"

양측 입장차 커 진통 예고





“마지노선은 출퇴근 시간만 허용하는 것이다.”(택시업계)

“시간·횟수·차종까지 모든 규제를 풀어야 한다.”(IT업계)

“택시업계가 같이 살 수 있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국토교통부)

“규제혁신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있다.”(기획재정부)

승차공유 서비스 도입을 놓고 실타래가 너무 꼬여 있다. 입장이 모두 다르다. 정부는 꼬일 대로 꼬인 매듭을 풀겠다고 나섰다. 우선 오는 8월 초로 예상되는 토론회 성사 여부가 이 문제의 해결에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대화를 거부했던 택시업계를 테이블로 끌어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규제혁신만 바라보고 정보기술(IT)업계에 편향적으로 접근해 실패했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택시업계를 설득한 점이 유효했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공론의 장으로 나온다고 해도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다. 택시업계가 돌아서더라도 출퇴근 시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더 이상의 진전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풀러스와 럭시가 법이 정한 출퇴근 시간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심야시간 등에도 운행을 시도했는데 이는 법은 물론 본래 카풀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현재 법이 애매하게 정하고 있는 출퇴근 시간을 오전7~9시, 오후6~8시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4개나 되는 택시업계의 입장이 하나로 모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양대 택시 노조는 최저임금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터라 여기에 승차공유 서비스 도입까지 추진된다면 그 반발을 잠재우기 쉽지 않다.

정부가 택시요금 인상은 물론 택시 차종 다양화, 재정지원 카드 등 다양한 당근책을 마련하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회심의 카드는 택시업계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지만 또 다른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택시 차종의 선택폭을 넓혀 요금제도를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게 하려면 현행 택시 운영체계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물가가 뛰고 있는 상황에서 택시요금을 무턱대고 인상했다가 국민적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재정지원이나 택시산업 발전기금 카드 역시 투입되는 자금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다. 전국에 택시 운전기사는 28만명가량인데 1인당 100만원만 지원해도 연간 2,800억원이다. 재정투입의 근거도 마땅치 않다. 이렇게 대규모 자금이 들더라도 당장 우버와 같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스타트업)이 탄생하기 어렵다는 것도 한계로 꼽힌다.

IT업계 역시 마찬가지로 혁신성장 바람에 맞춰 ‘통 큰’ 규제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택시업계와의 간극이 상당하다. IT업계는 시간과 횟수는 물론 승용차와 승합차·전세버스까지 차종에 제한 없는 전면적인 승차공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단 특정 차종이나 횟수 제한, 시간 등의 조건을 붙이고 대화가 시작되면 규제완화라는 정부의 목표와 혁신을 통한 신산업 창출이라는 업계의 바람이 모두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승차공유업체 풀러스가 개선을 요구했던 시간제한은 해제하되 승차공유 횟수는 하루 2~3회 정도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해오기도 했지만 이런 방식이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내놓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도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택시업계는 규제는 최대한 조금씩 풀면서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가고 기득권을 포기하는 대가로는 대규모 기금 등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것”이라며 “택시업계와 IT업계의 의견 차이가 워낙 팽팽해 대화의 장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합의까지는 엄청난 진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세종=강광우·양사록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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