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과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17·발렌시아)이 무더위에 지친 한국 축구 팬들에게 청량감을 선사하고 있다. 손흥민은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 쐐기골 이후 처음 골 맛을 봤고 이강인은 1군 그라운드를 2경기 연속 밟으며 구단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손흥민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패서디나에서 열린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와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친선 경기에서 0대2로 뒤진 후반 28분에 만회골을 터뜨렸다.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2분 뒤 조르주 케빈 은쿠두의 동점골 과정에도 힐패스로 기여한 손흥민은 2대2로 맞은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6만6,000여 관중 앞에서 토트넘의 저력을 확인시키는 데 앞장선 것이다. 토트넘은 리오넬 메시 등 주전이 대거 빠진 바르셀로나에 승부차기 끝에 3대5로 졌다.
프리시즌 2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개인 최다인 21골 경신을 목표로 2018-2019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1일에 AC밀란과 프리시즌 3번째 경기에 출격 대기하는 그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8월13일에 합류한다. 금메달을 따야만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개인이나 소속팀을 위해 놓쳐서는 안 되는 대회다.
이강인은 이날 PSV에인트호번과의 네덜란드 원정에 1대2로 뒤진 후반 27분 교체 투입됐다. 약 20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에도 이강인은 여러 차례 중계 카메라에 잡히며 도드라진 활약을 선보였다. 왼쪽 측면 공격에 집중한 이강인은 번뜩이는 개인기로 수비수를 완전히 벗겨 낸 뒤 크로스를 올리는가 하면 폭넓은 시야로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연결하는 등 17세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미를 뽐냈다. 공격 진영에서 개인기로 파울을 얻어냈고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공격을 차단하고 역습을 전개했다.
발렌시아 2군 소속인 이강인은 지난 25일 로잔 스포르(스위스)전에서 전반 23분 교체 멤버로 들어가 빛나는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네덜란드 명문 에인트호번을 상대로 한두 번째 시험에서도 합격점을 받은 이강인은 이제 영국으로 넘어간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레스터시티, 에버턴과 각각 8월2일·5일에 원정 친선전이 예정돼있고 8월12일에는 손흥민의 옛 소속팀이기도 한 독일 레버쿠젠전에 출격 대기한다. 특히 레버쿠젠전 경기장은 발렌시아 홈구장인 메스타야다. 구단의 잇따른 ‘이강인 띄우기’로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홈팬들을 앞에 두고 1군 경쟁력을 증명할 좋은 기회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과 빠르게 융화되고 있다. 호르디 에스코바르나 이강인 같은 아주 어린 선수들도 매우 만족스럽다”며 “그들은 우리 구단의 미래와 현재에 있어 엄청난 희망을 쥐고 있는 자원이다. 잠재력과 소질은 충분하니 더 발전할 수 있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날 발렌시아 구단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이강인이 에인트호번 수비수를 제치고 돌파하는 사진을 내걸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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