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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JD파워 평가 싹쓸이

정몽구 회장 품질경영 결실 맺었다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8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제네시스 미국 총괄매니저 어윈 라파엘(왼쪽)과 JD파워 관계자 조프리 모티머 램이 ‘2018 JD파워 신차품질조사’ 1위를 기념해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6월 20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J.D.Power)가 발표한 ‘2018 신차품질조사’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기아자동차,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1, 2, 3위를 석권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현대자동차그룹 내 3개 자동차 브랜드가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제치고 1~3위를 모두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랫동안 공들인 ‘품질 경영’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미국에서 확실히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

지난 6월 20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기아자동차가 신차품질조사에서 1∼3위를 휩쓸었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현지 언론들은 놀라움을 표시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차가 품질 순위에서 포르쉐를 꺾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 기아차, 현대차가 포르쉐를 제치고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상위 3위를 석권했다”고 보도했다. ‘USA 투데이’도 ‘벤츠? BMW? 아니다. JD파워 품질조사 결과는 당신을 놀라게 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대차가 포르쉐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품질을 4년 연속 개선해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미국인 운전자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 현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필두로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톱 3를 기록한 한국 자동차”라고 찬사를 보냈다.

JD파워 신차 품질조사는 자동차 분야 품질조사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신차를 대상으로 차를 구매한 지 3개월이 지난 고객들에게 엔진, 변속기, 승차감, 편의성, 디자인 등 23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만족도를 조사해 100대 당 불만 건수로 나타낸 결과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는 미국 소비자 자동차 구매 기준으로 이용될 뿐만 아니라,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자료: JD파워. 전체 브랜드 기준, 점수가 낮을수록 순위 높음.


이번 조사는 일반 자동차 브랜드(18개)와 프리미엄 브랜드(13개), 그리고 이 둘을 합친 전체 브랜드(31개)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발표됐다. 제네시스는 68점을 기록해 전체 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순위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제네시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1위에 올라 ‘베스트 프리미엄 브랜드상’을 수상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론칭,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2016년 8월 독자 브랜드로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포르쉐, 벤츠, BMW, 렉서스 등 글로벌 프리미엄 세단의 대표적인 판매 거점이자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꼽히는 곳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독일,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가 양분해온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진출 2년 만에 최고 성적을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이 대형 프리미엄 차급 1위 최우수 품질상(Segment Winner)을 수상했고, 제네시스 G80은 중형 프리미엄 차급 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거기에 더해 베스트 프리미엄 브랜드상까지 수상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72점으로 독일, 미국, 일본 등 수많은 경쟁 브랜드를 제치고 최초로 4년 연속 일반 브랜드 1위를 차지하며 ‘베스트 일반 브랜드상’을 수상했다. 전체 브랜드에서도 제네시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쏘렌토는 중형 SUV 급에서, 프라이드(현지명 리오)는 소형 차급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최우수 품질상’을 받았다. 아울러 준중형 K3, 중형 K5, 소형 SUV 스포티지, 미니밴 카니발이 ‘우수 품질상’을 수상하며 총 6개 차종이 최우수 및 우수 품질상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신차품질조사에서 역대 최고 점수인 74점을 획득하며 일반 브랜드 2위, 전체 브랜드 3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2006년, 2009년, 2014년 일반브랜드 1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4위에서 두 계단 오른 성과를 거뒀다.

이번 조사에서 투싼은 소형 SUV급 1위 ‘최우수 품질상’을 수상했으며, 싼타페가 중형 SUV급에서 ‘우수 품질상’을, 현대차 최초로 ‘울산 52공장(투싼 생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우수 품질 공장상 동상을 수상했다. 울산 52공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33개 공장 중 공장 품질 3위를 기록하며 우수성을 높게 인정받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차품질조사에서 최상위권을 달성한 건 큰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현대차는 최고 품질을 고객감동으로 이끌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JD파워 신차품질조사 결과는 1999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꾸준히 추구해온 품질경영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당당히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이번 JD파워 신차품질조사 결과는 1999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한 이후 꾸준히 추구해온 품질경영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년 가까이 현대기아자동차를 품질경영, 뚝심경영, 현장경영을 바탕으로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5위 완성차 회사로 성장시켰다. 정 회장이 취임한 이후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뤄왔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725만대를 팔아 폭스바겐(1,074만대), 르노-닛산(1,060만대), 도요타(1,038만대), GM(960만대)의 뒤를 이어 글로벌 판매순위 5위를 기록했다.

2000년만 해도 기아자동차는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37개 브랜드 중 37위, ‘꼴찌’ 수모를 겪었다. 현대자동차도 34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품질 경영’에 주력한 결과 순위가 점차 올라갔다.

정몽구 회장이 품질경영을 강조한 데에는 계기가 있었다. 회장 취임 첫해 수출 현장 점검 차 미국을 방문하던 중 현대자동차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상황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해 소비자들로부터 리콜 요청이 쇄도하고 있었다. ‘쟈니카슨 쇼’나 ‘데이비드 레터맨 쇼’ 같은 유명 시사 풍자 프로그램에서 당시 미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 결정을 현대차 구매 결정과 비교했을 정도였다.

그는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혹독한 품질경영을 주문했다. 생산, 영업, 애프터서비스(AS) 등 부문별로 나뉘어 있던 품질 관련 기능을 묶어 2002년 3월 품질총괄본부를 만들고 매달 품질, 연구개발, 생산 담당 임원들을 모아 회의를 주재했다. 시중에 팔리고 있는 차의 문제점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개발 중인 차의 품질 개선 방안도 하나하나 꼼꼼히 챙겼다.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을 직접 다니며 현장 상황도 파악했다. 지금도 현대자동차 품질 문제를 실시간 체크하는 글로벌품질상황실은 24시간 365일 가동되고 있다. 덕분에 현대기아차는 신차품질조사에서 차츰 좋은 평가를 받으며 매년 순위가 높아졌다.

정 회장은 미국과 유럽·중국 같은 주요 시장을 직접 찾아 다니며 현장 상황을 파악했다. JD파워에 품질과 관련된 컨설팅을 받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미국 시장에서 ‘10년 10만 마일 워런티’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2년 2만4,000마일 워런티’가 일반적이던 때였다. 현대자동차의 마케팅에 경쟁사들은 ‘바보짓’이라고 비아냥거렸지만, 정 회장은 꿋꿋이 밀고 나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같은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2008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금융위기와 잇따른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유례없는 고속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정 회장의 품질경영은 초창기 ‘품질 안정화’에서 ‘품질 고급화’라는 새로운 화두로 업그레이드 됐다. 정 회장은 지난 2011년 미국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품질 안정화’를 위해 힘써왔지만 앞으로는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야 할 때”라며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품질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품질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은 2015년 말 제네시스라는 독자 브랜드 탄생으로 이어졌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진출 초기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브랜드 품질 전략을 꾸준히 벤치마킹한 결과 품질 경쟁력이 확실히 높아졌다.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해 미국 시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는 건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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