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실적 급락에 4차 혁명펀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4차 혁명 관련 기업을 담은 정보기술(IT)펀드들은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미중 무역전쟁 등의 변수에 글로벌 펀드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IT펀드의 수익률은 4%에 육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팡(FAANG·Facebook, Amazon, Apple, Netflix, Google) 주식’에서도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IT펀드 수익률은 3.48%로 펀드 수익률 무덤 속에서도 선방한 수익률을 기록하며 펀드 분류 중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1년 수익률도 16.59%, 2년 47.58%에 달했다. 국내 IT펀드는 70종으로 이 중 55종가량은 올 들어서도 플러스를 기록해 플러스 수익률 자체를 찾아보기 힘든 여타 펀드와는 확연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이들 IT펀드의 수익률 비결은 대부분이 펀드분류로는 IT펀드에 속하지만 사실상은 글로벌 4차 산업주를 편입한 데 있다. IT펀드 수익률 선방은 미국 4차 혁명주 수익률에 기댄 셈이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중심으로 미국 4차 혁명주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IT펀드도 4차 혁명주 편입 종목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국의 대표 4차혁명주 중 페이스북이 지난 26일 2·4분기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18.96% 급락하면서 하루에 1,197억달러(약 134조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FAANG주에는 속하지 않지만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우량주로 꼽히는 트위터는 사용자 감소 발표와 함께 주가가 20.54% 폭락해 시가총액이 70억달러(7조8,000억원) 증발했다. 미국 4차 혁명주 사이에서는 아마존을 담은 IT펀드가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증권자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75%에 달했는데 이 펀드는 상위 10개 종목에 미국 4차 혁명주 중 아마존(8.06%)만 담았다. 올 들어 10.65%의 수익률을 낸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 역시 상위 10개 종목 중 미국 4차 혁명주 중에서는 아마존(7.52%), 알파벳(5.78%), 애플(4.62%)을 편입했다.
일각에서는 FAANG 펀드에서도 일부 미국 4차 혁명펀드의 경우 심각한 조정을 거칠 수 있기 때문에 FAANG 펀드가 무조건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증시 매체 ‘베어트랩스리포트’의 래리 맥도널드 편집인은 최근 이 방송 프로그램 ‘트레이딩 네이션’에 출연해 “월스트리트의 크라운 주얼(가장 가치 있는 자산)이 최근 빛을 잃었다”면서 FAANG주의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FAANG을 담은 IT펀드가 선방하면서 여기로 자금이 모이고 있지만 FAANG주라고 무턱대고 안전지대에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페이스북이 최고점 대비 20% 이상 빠졌고 넷플릭스도 약세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아마존만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