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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본 중국 외교·안보의 힘] 첨단 군사력...중국식 성장모델 수출...美패권 갉아먹는 '붉은 입김'

■군사·경제대국 꿈꾸는 중국

AI잠수함·러시아식 사드 등 배치

2050년 세계1위 군사강국 달성

차이나머니 앞세워 140개국 원조

중남미·아프리카서 영향력 확대

‘강군몽(强軍夢)’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7월30일 인민해방군 창설 9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린 네이멍구 주르허 훈련기지에서 군사들의 사열을 받고 있다.   /주르허=신화연합뉴스




중국의 군사력 팽창이 매섭다. 군사 분야에서도 미국의 패권을 잠식하고 있다. ‘2050년까지 세계 1위 군사대국 달성’이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군몽(强軍夢)을 실현하기 위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첨단무기와 비대칭 전력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실정이다. 압도적인 경제력을 앞세워 아프리카·중남미 등 ‘제3세계’에 행사하는 입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병력 감축과 군 복무기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 화해 무드에 자주국방의 핵심인 ‘3축 체계’의 실현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속속 모습 드러내는 중국군 ‘게임 체인저’=게임체인저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전쟁 판도나 안보 구도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핵심전력을 뜻한다.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무인 인공지능(AI) 잠수함이 대표적이다. 적군의 공격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 역할은 물론 항공모함·순양함 등에 가미카제 식 자살 공격도 가능하다. 지난주 중국에 실전 배치된 러시아 식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S-400 트라이엄프’ 또한 핵심전력으로 꼽힌다. 고도 5m~30㎞, 거리 40~400㎞에 이르는 범위에서 날아오는 스텔스기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항공기와 탄도 및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400은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인 미국의 F-35도 35㎞ 밖에서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핵 강국인 미국·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핵 굴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5월 중국의 주요 핵 설계 시설이 위치한 쓰촨성 미엔양 지역의 지하 연구소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커다란 폭발음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1987년 ‘중거리 핵탄두 미사일 폐기 협정’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발이 묶여 있는 사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분야에서는 중국이 20년 이상 앞서 있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빠르게 국방예산을 늘리며 미국의 군사력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6.5%를 훌쩍 뛰어넘은 8.1%에 달했다. 원화로 192조8,000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미국의 4분의1 수준이지만 이를 믿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도 많다. 시마다 요이치 후쿠이현립대 교수는 “중국의 실제 국방비 지출이 정부의 공식 국방예산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비밀”이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중남미 잠식하는 ‘차이나머니’=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잠식하는 분야는 군사력뿐만이 아니다. 과거 ‘원조 수혜국’이었던 중국은 어느새 세계 최대 원조국인 미국에 필적하는 원조를 벌이고 있다. 미국 윌리엄앤메리대 에이드데이터연구소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00~2014년 140개국에 3,544억달러(약 402조 원)를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외지원 규모는 3,964억달러(약 450조원)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최근 미국이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위해 민간의 지원을 끌어오려 하는 등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에 영향을 받은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드데이터연구소의 연구 결과 중국의 최대 공적개발원조(ODA) 국가는 쿠바(67억달러)·코트디부아르·에티오피아·짐바브웨·카메룬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2001~2010년 중국이 아프리카에 빌려준 돈은 627억달러로 세계은행(WB)의 대출액보다 125억달러가 많았다. 중국이 이렇게 압도적인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아프리카의 자원과 세계적인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지난해 7월 중국은 아프리카 동부의 소국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세웠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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