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31일 철강2부문장을 맡고 있는 장인화 사장을 철강 1·2부문을 통합한 철강부문장에 임명했다. 이로써 장 사장은 철강 생산과 판매, 연구개발(R&D)을 아우르는 철강 전 부문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됐다. 장 사장은 이번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에서 최 회장과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인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장 사장이 권오준 전 회장이 키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출신이어서 향후 조직개편 과정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예상과 달리 최 회장 체제에서도 중책을 맡게 됐다.
철강1부문장과 인재창조원장을 겸임했던 오인환 사장은 인재창조원장으로 역할이 축소됐다. 오 사장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할 예정이며 내년 주총 이후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포스코의 한 고위 임원은 “전임 권 회장이 취임 전부터 대규모 인수위원회를 꾸려 본인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조직을 준비하고 출범한 것과 달리 최 회장의 경우 권 전 회장의 사퇴로 갑작스럽게 회장 자리에 올랐다”며 “정기 인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본인의 색깔을 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최 회장이 취임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스스로를 철강 전문가가 아닌 철강업의 전문가라고 밝힌 만큼 철강 부문은 장 사장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고 최 회장 본인은 전체 포스코그룹의 사업을 챙기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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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새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외부 소통 창구도 단일화했다. 포스코는 기존 홍보실을 커뮤니케이션실로 개편했으며 CEO 직속 대외협력그룹의 대관업무 담당 조직과 사회공헌활동 담당 조직을 커뮤니케이션실로 합쳤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위드 포스코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포스코가 한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으며 그런 점에서 포스코그룹의 대외 소통 창구인 홍보실과 대관업무, 사회공헌 활동 조직을 하나로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정우호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대는 ‘베이징 포스코센터’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현재 포스코건설이 보유한 베이징 포스코센터의 지분 49%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진 상태다. 베이징 포스코센터는 51%의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차이나가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매각자문사는 지난달 23일 포스코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문의한 상태이며 포스코는 3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한다. 최 회장이 지난달 27일 취임한 만큼 베이징 포스코센터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이 취임 당시 에너지·소재와 바이오 등 신사업 육성을 통해 비철강 부문에서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힌 만큼 부동산 투자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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