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1년 정유사의 틀에서 벗어나 ‘글로벌 에너지, 화학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변경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석유사업(SK에너지)과 화학 사업(SK종합화학)을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하며 각 사업의 전문성 강화, 의사 결정의 속도 제고 및 사업 유연성 확보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대로는 미래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환경 변화에 맞서 도약을 통한 생존 기반을 확보하고자 ‘혁신과 변화 지향, 미래 성장’의 뜻을 담아 사명을 변경하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사업 및 석유개발에 주력하는 기술선도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그리고 현재도 SK이노베이션이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혁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혁신 성장의 중심에는 비정유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구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통한 수익구조의 ‘딥체인지(근본적 변화)’가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차세대 먹거리로 배터리·화학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을 지속 성장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겠다”며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배터리, 화학 등 비정유 사업에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의 실적 호조가 큰 역할을 했다. 화학 사업은 영업이익 1조3,77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4년부터 파라자일렌(PX) 중심의 고부가 화학 설비로 탈바꿈한 SK인천석유화학도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윤활유 사업도 5,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SK이노베이션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이는 시황 등 외부변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결과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사업지주회사 체제 도입 이래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해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성공적인 사업, 수익 구조 혁신을 통해 일궈낸 미래 지향형 실적개선의 성과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SK인천석유화학 업그레이드, 울산 아로마틱스(UAC), 중한석화, 스페인 ILBOC 등 화학과 윤활유 사업을 위주로 4조원 넘게 투자해왔다. 이를 통해 PX 생산규모 세계 6위, 고급윤활기유 생산규모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최근 6년간 화학·윤활유 사업 중심의 투자를 지속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왔다.
SK이노베이션의 성장의 또 다른 한 축은 글로벌 파트너링이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화학사인 시노펙과 중국 우한 현지에서 연간 약 250만 톤의 유화 제품을 생산하는 한중 역사상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며,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인 JX에너지와도 아로마틱 제품을 생산하는 울산 아로마틱스(UAC)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세계 2위 화학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빅과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 사업을 공동으로 투자하기도 했다.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도 인도네시아의 페르타미나, 스페인의 렙솔과 함께 각국 현지에서 윤활기유 생산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추진해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SK이노베이션의 포트폴리오 딥체인지는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우선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터리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해, 2025년까지 글로벌 배터리 시장 30% 점유율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또 한 번 충전으로 700Km까지 갈 수 있는 배터리를 2020년 초까지 개발할 계획임을 밝혔다.
화학 사업은 △내수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소비지 중심 생산 능력 확보 △고부가 분야인 포장재 및 자동차 용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을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실행하기로 했으며, SK종합화학을 글로벌 10위권의 화학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도 꾸준한 수익, 재무 구조 개선,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펀더멘털 개선 및 과감한 투자와 성장 옵션 실행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혁신 성장 주역이자 명실상부한 글로벌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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