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메모리카드·USB향 범용 제품)의 평균고정거래가격이 지난 7월 말 5.27달러로 6월 말(5.60달러)보다 5.89% 하락했다. 지난해 9월 5.78달러에서 5.60달러로 3.11% 하락한 지 10개월 만이다. 가격 하락폭도 2015년 12월(-4.66%) 이후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D램익스체인지는 “중국 기업 ZTE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이 낸드플래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스마트폰·통신장비 등 세트 제품 수요와 판매의 감소가 낸드 가격 하락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고정거래가격은 삼성전자(005930) 등 반도체 공급업체와 PC 제조사 등 수요업체가 통상 분기별로 맺는 계약에 따라 형성되는 반도체 시장의 주요 지표다. 전체 메모리반도체 거래의 8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7월 현물가격 하락 이후 고정거래가격 하락세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면서 “당분간 가격 하락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낸드 가격이 하락하자 공급 과잉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낸드 업계의 과잉 투자를 이유로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봐왔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낸드플래시 투자 규모는 280억달러로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40%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투자액(220억달러)을 27% 초과 집행했다는 게 IC인사이츠의 분석이다. IC인사이츠는 “향후 수년간 기존 업체들의 3D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서 “새로운 중국 제조사도 시장에 진입할 경우 3D 낸드 시장의 초과 투자에 따른 우려가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낸드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하드디스크를 대체 중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가 늘고 있고 하반기 모바일용 낸드 수요도 탄탄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중 공급업체들의 높아진 재고 영향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낸드의 하반기 계절적 수요 증가로 공급 증가분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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