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반등세로 돌아서는 듯했던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2,300선이 다시 무너졌다. 그나마 통신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버티기는 했지만 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이 현선물을 동시에 팔고 있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87포인트(1.6%) 내린 2,270.20에 마감했다. 기관이 3,75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각각 2.15%, 2.80% 하락했고 POSCO·현대차·삼성물산·KB금융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대부분 하락했다. 그나마 시장의 추가 하락을 막은 것은 통신주다. 지수 하락에도 SK텔레콤(017670)은 6,000원(2.43%) 오른 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 중 1%대 이상 오른 것은 SK텔레콤이 유일했다. 이날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각각 전날 대비 1.59%, 1.94% 주가가 상승했다.
이날 반등은 올해 2·4분기 실적이 예상과 부합했거나 기대보다 좋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유플러스는 2·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0.6% 내린 2,09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했다. SK텔레콤의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33% 감소한 3,683억원으로 나타났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호실적에 해당하고, SK텔레콤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뒀다”며 “실적과 규제에 대한 우려가 걷혀가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가입자당 수익(ARPU) 하락 둔화, 5G 서비스 개시, 유료방송 통합 등의 다양한 호재가 있다”고 전망했다. 오는 3·4분기에는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3·4분기에도 2·4분기와 비슷한 규모로, LG유플러스는 약 100억원이 늘어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수급도 돌아오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가는 LG유플러스의 상장주식 554억원어치를, 기관은 215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49억원, 291억원의 ‘사자’세를 보였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요금인하 여파로 인한 이익 급감 우려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이에 따라 연간 실적도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3월 5G 동시 상용화와 규제 리스크 해소 등의 이유로 이달 통신산업의 주가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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