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는 일 외엔 일기도 써본 적이 없고 누구에게 편지 한 통 써본 적이 없어요.”
1970년 마흔 살 ‘나목’으로 늦깎이 등단에 40여 년 한국문학의 거목으로 살았던 소설가 박완서(1931~2011)의 말이다. 그런 박완서의 말이 책으로 엮었다. 작가가 손수 스크랩해 모아놓았으나 한 번도 출판되지 않은 인터뷰 기록을 맏딸인 호원숙 작가가 서랍에서 찾아냈다.
시인 고정희, 문학평론가 정효구, 문학평론가 김경수와 황도경, 소설가 공지영, 여성학자 오숙희, 문학평론가 권영민을 비롯해 시인이자 수필가 피천득이 그녀와 대담했다.
가족과 여성, 계층과 가난, 도시와 시골 등을 경험에 기반해 통찰해 온 박완서는 “어머니가 딸에게 건 최고의 기대인 ‘신여성’은 당시로선 가장 팔자 사나운 여자들이었다”고 시절을 더듬었다. “저는 이념이 먼저인 작가는 아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억압하는 사회가 싫은 거죠.” 자신을 되짚어 본 그는 피천득 앞에서 “(나는) 잔뜩 허접쓰레기만 모으고 있는 것 같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마음산책 출판사가 ‘수전 손택의 말’로 시작한 ‘말 시리즈’의 열 번째 책이다. 1만5,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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