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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스피드 6마일이나 뚝…"호랑이, 연료 떨어졌다"

PGA 챔피언십 9일밤 티오프

8번 우승한 브리지스톤서도 부진

우즈, 부상 아니라지만 회복 난조

올 13개 대회 무리한 일정도 영향

추락·반등 갈림길서 '부활' 노려

골프백에서 드라이버를 꺼내며 헤드 커버를 벗기는 타이거 우즈. 부상 재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또 한 번의 ‘황제쇼’를 선보일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가 추락과 반등의 갈림길에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에 출격한다.

우즈는 9일 밤(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벨러리브CC(파70)에서 개막하는 PGA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에서 저스틴 토머스(25·미국),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와 같은 조로 1라운드를 출발한다. 둘 다 ‘우즈의 후계자’라고 부를 만한 뛰어난 후배들이다.

허리 수술 뒤 올 시즌 돌아온 우즈는 이벤트 대회인 히어로 월드챌린지를 제외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3개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 3월 발스파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톱 15에 6차례 들면서 부활 조짐을 확인했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다소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6일 끝난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은 통산 8번이나 우승한 대회였지만 3·4라운드에 73-73타를 치면서 공동 31위까지 밀렸다. 우즈는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를 말로는 일축했으나 성적으로도 일축할지는 이번주 경기력을 지켜봐야 한다.

미국 골프채널은 최근의 우즈에 대해 “연료가 떨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13개 대회 출전은 최근 5년 새 가장 빡빡한 스케줄이었다는 것이다. 우즈는 30명만 나갈 수 있는 투어 챔피언십(9월20일 개막) 출전 자격을 따내고 미국-유럽 간 대항전인 라이더컵(9월28일 개막)까지 선수로 참가할 경우 9주간 7개 대회를 뛰게 된다. 이 경우 올 시즌 최대 18개 대회를 뛰는 것인데 2005년 이후 이렇게 많은 대회 스케줄을 강행한 적은 딱 한 번뿐이다. 허리 통증 등 몸에 불편함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스윙 스피드는 계속 느려지고 있다. 5월 초 대회 때 시속 122.6마일이던 스윙 스피드는 조금씩 꾸준히 떨어져 브리지스톤 대회 최종 라운드 때는 117.7마일을 기록했다. 2월과 비교하면 6마일이 느려진 것이다.



40대 중반을 바라보는데다 허리 수술만 4번을 받은 우즈의 몸은 전성기 때의 회복 능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즈 본인도 “나이가 들면서 (라운드 뒤) 회복이 가장 큰 이슈가 됐다. 그만큼 회복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라운드를 마치면 30분쯤 샷 점검을 하거나 5~6㎞ 달리기로 몸을 풀었지만 지금은 그런 회복 과정도 부담스럽다. 완전한 휴식으로 다음 라운드를 준비한다.

골프채널은 “우즈가 볼을 컵에서 꺼낼 때도 움직임이 다소 둔해 보인다”고 했다. PGA 챔피언십은 우즈가 통산 4차례 우승(2007년이 마지막)한 대회지만 관심은 우승보다 부상 없이 무난하게 마칠 수 있느냐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물론 주변의 우려를 불식하고 우승 경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한번 골프계를 뒤집어놓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즈는 올 시즌 심심찮게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골프팬들을 설레게 해왔다.

브리지스톤 우승자인 토머스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올해의 선수 수상자는 다음 시즌에 다소 부진한 경우가 많았는데 벌써 3승을 올린 토머스는 예외다. 아이언 샷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무기로 라운드당 4.32개의 버디(전체 5위)를 잡아내고 있다. 토머스가 최근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를 줄여 ‘정타’에 자신감을 되찾았다면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지난주 대회 중에 퍼터를 바꾼 뒤 3·4라운드 66-64타로 확 달라졌다. 마지막 날 19계단을 끌어올려 공동 3위로 마감했다. 존슨은 세계 1위 수성, 토머스는 세계 1위 탈환에 나선다. 매킬로이는 2012·2014년 이 대회 우승자이며 조던 스피스(미국)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그는 4대 메이저대회 중 PGA 챔피언십만 정복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로는 안병훈·김시우·김민휘·양용은·임성재가 참가한다.

PGA 챔피언십은 이번이 100회째인데 뜨거운 날씨에 그린이 바싹 말라 군데군데 고르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더욱이 큰 그린으로 유명한 코스라 아이언 샷의 정확도가 우승의 향방을 결정할 확률이 높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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