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여 만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렸던 김효주(30·롯데)가 연장 끝에 아깝게 준우승했다. 우승은 일본의 사이고 마오(24·일본). 202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첫 메이저 일정이 끝나고 시즌 중반 레이스를 앞둔 가운데 한국과 일본 간 대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김효주는 28일(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더클럽 칼턴 우즈(파72)에서 열린 셰브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사이고, 인뤄닝(중국),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린디 덩컨(미국)과 18번 홀(파5)에서 치른 5인 연장에서 파를 기록해 버디를 잡은 사이고에 이어 공동 2위를 했다. 선두와 4타 차의 공동 11위로 출발해 우승 직전까지 간 김효주는 우승 문턱에서 돌아서야 했다.
2014년 9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이후 거의 11년 만의 메이저 2승째는 아쉽게 놓쳤지만 김효주는 3월 포드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올해의 선수 포인트 2위(59점)에 이름을 올렸다. 사이고가 무려 26계단을 뛰어오르면서 68점으로 포인트 1위에 자리했다. 3위는 김아림(41점)이다.
일본 선수가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것은 1987년 오카모토 아야코가 유일하다. 한국 선수가 올해의 선수상을 탄 시즌은 2013년 박인비를 시작으로 다섯 번이다. 2017년에는 박성현과 유소연이 공동 수상했고 2021년 고진영 이후 계보가 끊겨 있다.
사이고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두고 지난해 LPGA 투어에 진출한 선수. 첫해에 우승 없이 신인상을 탄 그는 2년 차에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에서 해냈다. 일본 선수의 LPGA 투어 메이저 우승은 사이고가 역대 다섯 번째이고 셰브런 챔피언십 우승은 일본 최초다. 상금은 120만 달러(약 17억 2000만 원). 김효주는 50만 759달러(약 7억 2000만 원)를 벌었다.
연장에서 사이고는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넘겼지만 어프로치 샷을 핀 1m 안쪽에 붙여 끝내기 버디를 잡았다. 김효주는 3m 안쪽 버디 퍼트를 놓쳤다. 일본 언론들은 사이고의 우승에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통산 94승의 오자키 마사시(78)를 소환하고 있다. ‘점보 오자키’로 더 잘 알려진 일본 골프의 전설. 스포니치아넥스에 따르면 사이고는 점보 오자키 아카데미 1기 출신이다. 다른 투어에서도 아카데미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점보 군단’이 부쩍 주목 받고 있다.
사이고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유해란은 4타를 잃어 5언더파 공동 6위로 마감했다. 2타를 줄인 고진영도 5언더파 공동 6위이고 최혜진은 4언더파 공동 9위다. 2타를 잃은 신인 윤이나는 5오버파 공동 52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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