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주 내 부서에도 오는 10월부터 국민은행이 시행 중인 PC오프제를 파일럿 형식으로 조기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최근 열린 지주경영회의에서 지주사에도 주 52시간 근무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지주사인 KB금융은 임직원이 170여명으로 오는 2020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무 도입이 의무화되지만 국민은행과의 근무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연내 시행한다는 게 KB금융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부터 PC오프제를 도입한 국민은행은 오전9시부터 오후7시까지만 업무용 PC를 사용할 수 있으며 추가 근무 신청자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이달부터 개인별로 주 52시간, 하루 12시간 내에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선택근무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 계열사별로 도입한 맞춤형 유연근무제를 확대한 것이다.
이처럼 양대 지주가 주 52시간제를 빠르게 도입하는 것은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 정착에 힘쓰는 그룹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유연한 사고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개인 특성에 맞는 근로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다. 조 회장은 이달 초 휴가 동안 워라밸 시대에 걸맞은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에 대해 다룬 ‘굿 라이프’를 탐독했다.
윤 회장도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기업문화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워라밸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개인적인 생활패턴에 따라 근무시간대를 선택하는 ‘KB 와이즈 근무제’와 늦게 출근하고 늦게 문 닫는 ‘애프터 뱅크’ 등 탄력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주 52시간 근무 정착에 나서면서 금융권 전반에 워라밸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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