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갤럭시 S9 시리즈와 LG전자(066570) G7 씽큐(ThinQ)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부진이 이어지자 제조사들이 중저가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새롭게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은 10만~60만원대의 낮은 가격에 프리미엄급 사양을 내세우고 있다. 같은 시기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폰을 무기로 ‘외산폰의 무덤’인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을 뚫으려는 중국 스마트폰과 지키려는 삼성·LG전자 스마트폰 사이 창과 방패의 대결이 펼쳐지게 됐다.
◇쏟아지는 토종 스마트폰...차별화로 승부 = 올 하반기들어 삼성전자 내놓은 주요 중저가 스마트폰은 갤럭시 진·A6·A8스타·J6 4종류에 이른다. LG전자 역시 지난 6월에 X5를 출시한 지 일주일여 만에 Q7을 내놓는 등 중저가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폰 라인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위축된 프리미엄폰 시장을 대신에 실적을 견인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해 2·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의 영업이익은 2조 6,700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보다 34% 가량 줄어들었다. G7 씽큐로 실적 반등을 노리던 LG전자도 영업손실 1,854억원으로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국내 중저가폰은 특정 사용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차별화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A8스타(출고가 64만 9,000원)의 경우 최근 출시된 중저가폰 중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3인치 대화면에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으며 배터리 용량도 3,700mAh에 달한다. 특히 전면 2,400만 화소 카메라, 후면 1,300만·1,600만 듀얼 카메라를 갖추고 있어 사진 촬영을 즐기는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갤럭시 진(출고가 44만원)도 프리미엄 단말에 들어가는 듀얼 카메라를 후면에 탑재해 사진을 찍을 때 초점을 맞춘 부분만 선명하게 유지하는 ‘아웃 포커스’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의 X5(출고가 36만 3,000원) 압도적인 배터리 용량을 자랑한다. 국내 스마트폰 중 역대 최고 용량인 4,500mAh 배터리를 갖추고 있어 한 번의 충전으로 이틀간 사용할 수 있다. 전면 500만·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에 LED(발광 다이오드) 플래시를 배치해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LG Q8’은 중가대인 53만 9,000원의 가격에도 ‘스타일러스 펜’을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메모가 가능하며 메모 공간이 부족하면 화면을 터치해 아래로 내려가며 쓸 수도 있다. 카메라는 Q렌즈, 오디오는 ‘하이파이 쿼드 DAC’을 탑재해 프리미엄폰 급의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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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제왕’ 中 스마트폰...韓 마음 훔칠까 =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은 가성비와 관련해 호평을 받으며 이미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삼성전자는 전세계 점유율 20.5%로 1위를 기록했지만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오포 3사의 점유율 합계(25.2%)에 뒤쳐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낮은 가격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대표주자인 화웨이와 샤오미는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 샤오미는 SK텔레콤(017670)과 KT를 통해 홍미 노트5(Redmi Note5)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 출고가 29만 9,200원의 홍미 노트5는 이미 인도에선 가장 인기가 높은 스마트폰으로 자리 잡았다. 5.99인치 풀(Full) 디스플레이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배터리도 4,000mAh 대용량을 갖추고 있다.
화웨이 역시 최근 국내 첫 자급제 모델인 ‘노바 라이트2(Nova lite2)’ 판매에 돌입했다. 노바 라이트2는 0.75mm 두께에 143g의 가볍고 얇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전면엔 800만 화소를, 후면엔 1,300만 화소와 2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채택했다.
화웨이는 노바 라이트2를 사면 3개월간 액정화면(LCD)를 무료로 수리해주는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사후서비스는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의 직영 서비스 센터를 포함해 전국 66곳에서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화웨이와 샤오미의 스마트폰이 당장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지는 않겠지만 중국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는데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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