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콘텐츠 시장은 최첨단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분야다. 특히 2차원 화면공간에 머물렀던 비주얼 콘텐츠를 4차원 공간으로 확장 시키는 가상현실(VR)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트렌드로 손꼽힌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지온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말 현재 25억 달러를 기록한 VR 시장은 2022년께 334억 5,000만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디고엔터테인먼트는 VR 기술 기반의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노리는 VR 전문 스타트업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주철(49·사진) 인디고엔터 대표는 1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오락용 VR 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트레드밀인데 높은 가격과 낮은 편의성 탓에 보급이 더디고 있다”면서 “인디고엔터의 VR 트레드밀 스트라이더 시리즈는 가성비·편의성·안전성 모두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트레드밀을 쉽게 말하면 휘트니스클럽에서 사용하는 러닝머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발판 주변으로 VR 센서가 탑재된 프레임과 안전바가 설치돼 있고 사용자는 HMD(Head Mounted Display)를 착용한 채 VR 콘텐츠를 즐긴다.
인디고엔터가 만드는 스트라이더 시리즈가 기존 트레드밀과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다. 대다수 트레드밀이 슬라이딩 방식과 전용 보조 기구를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인디고엔터의 트레드밀은 제자리걸음 인식 방식이 적용됐고 보조기구 없이 평상복 차림으로도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슬라이딩 방식은 발판의 미끄러움을 이용해 움직임을 인식하는 형태인데 전용신발이 필요한데다 안전사고라는 단점이 있다”며 “스트라이더는 바닥 진동 센서, 프레임의 허리 센서를 이용해 방향설정이 가능해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트레드밀은 오락기계가 본질인데도 운동기계처럼 사용하기 힘들게 만들어놓았던 것이 단점”이라며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VR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설계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인디고엔터는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대당 가격은 약 5,500달러로 미국·유럽·중국 등의 경쟁 기업들의 판매가(약 7,000~8,000달러)에 비해 가성비가 높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인디고엔터가 외형 확장을 위해 잡은 타깃 시장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그 중에서도 글로벌 B2C 시장이다. 지난해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인디고엔터는 B2C 시장에서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 오는 2020년 10배 성장한 200억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VR 체험존 등에 쓰이는 것과 달리 가정에서 쓰일 수 있는 일종의 보급형 트레드밀을 출시할 것”이라며 “대당 가격을 밝힐 수는 없지만 가정에서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췄고 중국이나 인도 등 VR 기기 도입 수요가 큰 시장을 위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디고엔터가 국내 VR 시장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계기는 지난해 마무리된 석굴암 프로젝트다. 2015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처음 공개된 석굴암 VR 체험은 가상현실에서 석굴암 내부 구석구석을 관찰할 수 있는 헤리티지 콘텐츠로 국가과제로 진행됐다. 김 대표는 “석굴암 내부를 정밀하게 스캔한 방대한 데이터를 VR 환경에서 잘 돌아가도록 최적화하는 작업이 VR 기업의 경쟁력인데 인디고엔터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석굴암 프로젝트처럼 VR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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