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우크라이나 등에서 곡물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포스코대우(047050)가 이번에는 베트남 최대 곡물 유통기업 떤롱과 현지 사업 확대에 나선다. 오는 2020년 곡물 1,000만톤을 취급하는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로 도약한다는 김영상 사장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대우는 지난 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쯔엉시바 떤롱 회장, 김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떤롱과 곡물 트레이딩 물량 및 품목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포스코대우와 떤롱은 2020년까지 베트남에 들이는 사료 곡물 물량을 200만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베트남 사료 곡물 수입시장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2016년 포스코대우와 떤롱의 첫 거래 이후 약 2년간 베트남에 판매한 물량(120만톤)보다도 80만톤가량 많다. 품목도 기존 옥수수에서 밀·대두박 등으로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대우는 떤롱과 사료 수입뿐만 아니라 베트남산 쌀, 돈육, 가공육에 대한 수출 협력도 진행한다. 향후 배합사료의 제조와 유통, 미곡종합처리장(RPC) 건설 등의 공동 투자도 검토하기로 했다. 떤롱은 2000년 설립된 베트남 최대 곡물 유통회사로 6월 기준 베트남 곡물 수입 시장의 28%를 점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곡물 유통 및 양돈, 돈육 가공·유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쯔엉시바 회장은 “2016년 첫 거래 이후 포스코대우가 2년 만에 100만톤 이상 거래를 성사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포스코대우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포스코대우는 3~4년 내 1,000만톤을 취급하는 한국 최대의 식량자원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떤롱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아시아 및 중동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MOU로 식량 사업 거점 확대에 더 탄력이 붙게 됐다. 포스코대우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팜오일 농장 개발을 완료한 뒤 팜유 생산과 수출을 진행 중이다. 2014년에는 미얀마 미곡종합처리장 사업에 진출해 쌀 가공 및 수출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6월에는 우크라이나 현지에 곡물 조달법인을 설립하고 곡물 수출터미널도 인수했다.
한편 기상 이변 등으로 식량자원 확보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카길·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MD)·루이드레퓌스 등 미국·유럽 기업들이 연간 7,000만톤 안팎의 곡물을 취급하며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마루베니 등 일본 기업들도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곡물 취급량을 키우고 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당장 메이저 기업과의 비교는 어렵지만 포스코대우 약진에 의미가 있다”면서 “농산물 직접 생산부터 건조와 도정, 저장 및 트레이딩까지 진행할 수 있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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