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발맞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점으로 북방금융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도진(사진) 기업은행장은 이달 초 휴가 중에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사무소 개소를 앞둔 현지사업의 추진현황을 점검했다. 기업은행은 블라디보스토크 사무소를 열기 위한 인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다음달 개소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조직개편 인사를 실시하면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사무소 개설준비위원장도 파견 보냈다. 기업은행이 러시아에 진출하는 것은 지난 2012년 모스크바 사무소에서 철수한 뒤 6년 만이다.
기업은행이 러시아 동쪽 끝에 위치한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목하는 것은 남북 경협사업의 통로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으로 연결되는 교두보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 경협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만큼 국책금융기관인 기업은행이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북한과 교류하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데 앞장설 수 있다. 양국 정부는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산업단지·농업·수산업 등 9개 분야에서 협력하는 ‘나인브리지(9bridg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블라디보스토크가 중요한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 IBK경제연구소 내 신설된 북한경제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연구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동남아시아에서 글로벌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 만큼 하반기에는 북방금융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의 아그리스은행, 올해 4월 인도네시아 미트로니아가은행을 인수해 두 은행의 합병 인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지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면 IBK인도네시아 법인이 출범하게 돼 중국·베트남·인도·캄보디아·인도네시아를 잇는 ‘IBK아시아벨트’가 구축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인수합병(M&A)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연내 마무리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러시아나 유럽 지역 진출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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