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이달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의 방미가 미국 초청으로 이뤄지기는 했지만 중국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있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왕 부부장이 지난달 미국 측에 무역갈등 해소를 위한 양자 협상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지도부가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것은 최근 들어 부담스러워진 국내외 경제·정치 형세 때문이다. 무역전쟁 격화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최근 석 달 사이 8% 가까이 급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 기록한 연중 고점 대비 24% 이상 폭락했다. 실물경제지표도 불안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이 시진핑 1인 독주체제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목소리가 중국 정가에 커지고 있는 점도 시 정권에 부담 요인이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은 일방주의적인 무역 보호주의 행태에 반대하고 어떤 일방적 무역 조치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대등·평등·상호신뢰의 기초 위에서 대화와 소통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강압적인 압박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4차 미중 무역협상의 수석대표가 기존의 부총리·장관급에서 차관급으로 낮아지면서 양국 간 논의는 본격적인 대화 재개를 위한 탐색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무역갈등에 대한 양국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다른데다 미국이 중국의 패권 확장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압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양측이 접점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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