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액괴(액체괴물)’라고 불리는 ‘슬라임’과 인쇄소 스티커의 줄임말 ‘인스’가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홍대나 강남 등 번화가에 슬라임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슬라임 카페’나 인스를 구매해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인스샵’ 등이 잇달아 들어서고 프랜차이즈화로도 이어지는 추세다.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보드게임 카페’와 지난해부터 크게 번지고 있는 ‘방탈출 카페’ 등에 이어 슬라임 카페가 새로운 ‘테마 카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창업 업계에 따르면 어린이부터 청소년,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슬라임에 관심을 가지면서 최근 슬라임 카페 창업이 늘고 있다. 홍대나 강남 등 서울 지역의 번화가가 중심이며 최근에는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은 지방의 중심 상가에도 슬라임 카페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카페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매장에 들어가서 일정 금액을 내고 베이스 슬라임과 다양한 디자인의 알갱이를 골라 직접 섞으면 된다. 이용 가격은 2만 원 안팎이며 음료 가격은 별도로 받는다. 인스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 원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스티커를 직접 골라 메모지나 노트, 포장지 등을 꾸미는 방식이다. 다양한 스티커와 메모지, 포장지 등을 판매하는 ‘인스샵’에서는 1,000원에서 2,500원에 스티커를 구매해 자신이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줄을 서서 입장해야 할 만큼 슬라임 카페가 인기를 끌자 슬라임으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는 곳도 등장했다. ‘레인보우콘텐츠그룹’이 운영하는 슬라임·인스 카페 분홍 무지개는 지난해 설립과 동시해 6월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148㎡(45평) 규모의 1호점은 용인 동백에 위치해 있으며 18일 부산 양산에 2호점을 열었다. 이 외에도 분당 수내동, 수유리, 인천논현, 동탄, 위례, 부천, 청라, 마곡, 창동 등 10여곳에 신규 매장 오픈이 예정돼 있다.
분홍무지개 관계자는 “수제 슬라임 공장을 갖고 있어 분홍무지개 프랜차이즈에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고 안전성을 위해 KC인증 받은 제품만 다루고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별도의 로열티 없이 3,000만원 대 수준의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독자 매장 오픈을 문의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개인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들 가운데 매장 한쪽에 슬라임 카페 공간을 마련하시려는 분들도 문의가 많다”고 덧붙였다.
슬라임 카페의 강점은 초기 투자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슬라임 재료만 갖춰 두면 별다른 시설이 필요 없기 때문에 공간만 있다면 어디서든 창업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화가 막 시작되는 중이라 가맹비 등이 없거나 저렴한 편이다. 한 창업 업계 관계자는 “슬라임카페에 인스샵을 더하거나 일반 카페나 키즈카페에 슬라임 카페를 추가하는 등의 ‘복합 창업’을 할 경우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단 테마 카페가 유행에 민감한 만큼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창업 전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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