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이 길어지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계속했던 신용융자 잔고가 꾸준히 감소 하는 가운데 증시 순매수 금액도 대폭 줄었다. . 환율과 무역전쟁의 향방이 감지되기 전까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는 현재 11조1,630억원(16일 기준)을 기록하며 두 달만에 1조원이나 줄었다. 지난 4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6월 말까지 12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신용융자잔고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며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좌우되는 신용융자잔고의 감소는 개인들의 순매수금액에도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245억원어치를, 지난 6월까지만 해도 1조1,326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지난달에는 순매수 금액이 329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지난 1월 1조1,706억원, 2월 9,117억원 규모로 순매수했지만 지난 5, 6월에는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달 다시 6,003억원 규모로 순매수하긴 했지만 코스닥 활성화 정책 발표를 전후로 순매수 금액이 부쩍 늘어났던 데 비하면 최근의 시장 분위기는 냉랭하다는 평가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펀더멘털이 튼튼한 낙폭 과대주 매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순매수 금액 4,456억원), SK하이닉스(000660)(2,419억원), LG전자(066570)(2,285억원), 한국항공우주(047810)(2,183억원) 순이다.
전문가들은 무역분쟁, 환율 등에 따라 증시 반등과 투심 회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중국이 이달 중 무역분쟁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정이 끝날 것이란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결론이 나온다면 증시가 단기 반등에 성공하겠지만 중장기적 상승세로 이어지려면 무역분쟁 외의 요인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역분쟁 외의 요인으로는 신흥국 위기 우려, 환율 안정화 등이 꼽힌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안정을 찾으려면 외국인 자금이 중요하고 결국 달러 강세가 진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회복·물가 상승·보호무역주의가 이미 달러화 가치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에 미국 이외의 지역에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달부터는 달러 강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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