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지주사 ㈜LG의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예년보다 1~2개월 앞당겨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사진) LG 회장 체제로 지주사를 우선 세팅하고 연말 사업보고회 등을 거쳐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LG는 지금까지 ㈜LG와 계열사 인사를 동시에 해왔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내부적으로 오는 9~10월 중 주요 팀장 인사를 단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LG에는 재경·인사·전자·화학·통신서비스팀 등 총 8개 팀이 있다. LG 사정에 밝은 한 재계 인사는 “권영수 부회장(대표이사)과 이명관 부사장(인사팀장) 등 핵심 보직 임원이 구 회장 취임과 동시에 원포인트로 발탁된 만큼 나머지 팀장에 대한 인사도 앞당겨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상 LG는 11월 계열사 사업보고회 이후 11월 말~12월 초에 2~3일의 시차를 두고 계열사별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고를 받는 주체인 ㈜LG가 먼저 새 팀장과 조직체제로 뼈대를 만든 다음 계열사의 보고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변화의 조짐은 감지된다. ㈜LG는 최근 LG화학에서 신사업 개발·전략 수립을 담당했던 김상민 상무를 경영 담당 임원으로 데려왔다. LG화학의 LG생명과학 흡수합병, 팜한농 인수 등 사업재편과 인수합병(M&A)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연중 이례적인 ㈜LG행(行)인 만큼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상무는 신임 인사팀장인 이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LG화학 출신이기도 하다. 이 부사장은 LG화학 최고인사책임자(CHO) 출신이다.
전반적인 인사폭도 클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단행하는 첫 정기인사인 만큼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 회장이 예상을 뒤엎고 ‘회장’으로 직행한 만큼 주요 계열사를 이끄는 6인의 부회장급 전문경영인 일부가 교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LG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주사 조기 인사와 관련해 확정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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