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19일 이 같은 내용의 ‘한중 수출구조 변화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 간 기술격차는 지난 2014년 1.4년에서 2016년 1년으로 줄었다. 기술격차 축소폭은 의료가 1.5년에서 1년, 에너지·자원·극한기술 격차가 0.9년에서 0.4년으로 컸다. 전자·정보·통신 기술격차도 1.8년에서 1.5년으로 줄었고 바이오 분야도 1.7년에서 1.5년으로 좁혀졌다. 오히려 중국이 우위를 보이는 항공우주 기술격차는 4.3년에서 4.5년으로 더 벌어졌다.
기술격차가 줄면서 수출 경쟁구도는 심화 되고 있다. 양국간 수출경합도지수(ESI)는 2000년 0.331에서 2016년 0.390으로 높아졌다. 특히 8대 주력품목의 수출경합도지수는 2011년(0.425) 이후 2016년 0.470으로 상승했다. 기술 우위가 중국 보다 유일한 강점인 한국의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이는 양국의 고위 기술 수출 비중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의 고위기술 제조업 수출 비중은 2000년대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중국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은 고위기술 제조업 수출 비중은 2000년 35.8%에서 2011년 26.5%까지 축소됐으나 2016년 30.4%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고 중국은 통신기기와 반도체 및 트랜지스터 중심으로 고위기술 제조업 비중이 2000년 22.4%에서 2016년 32.6%로 증가했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며 중국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반면 한국의 경우 북한 리스크 축소 여파로 원화 가치 하락 폭은 여타 신흥국보다 크지 않은 편이어서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가격경쟁력은 나빠졌다. 원-위안화 환율은 올해 6월까지만 해도 172.6원까지 치솟았으나 현재 163원으로 급락했다.
현대연은 한국 정부 역시 연구개발(R&D)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민 현대연 연구위원은 “기술 투자, 연구·개발(R&D) 지원, 원천 기술에 대한 개발 사업 확대 등 정부 주도의 기술 경쟁력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인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등에 쏠린 수출 시장도 다변화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의 수출 구조는 거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일본,홍콩, 베트남 등 5개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절반을 넘는다. 비중도 2007년 50.5%에서 2017년 56.5%로 오히려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와 미국과 일본 등의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아세안 등 신흥국 위주의 시장을 선점해 상위 5개국의 수출 비중이 2010년 48.1%에서 2017년 44.9%로 떨어졌다. 정 연구원은 “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된 수출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인도, 남아공 등 신흥국 시장 진출 등으로 수출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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