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글렌모렌지의 옛 증류소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생산된 위스키가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캐스크 배합으로 탄생한 ‘글렌모렌지 그랑 빈티지 몰트 1989(Glenmorangie Grand Vintage Malt 1989)’는 글렌모렌지 사상 최초로 귀한 코트 로티(Cote-Rotie) 와인을 담았던 캐스크에서 부분 숙성을 거친 위스키이다. 풍부하고 복잡한 풍미가 일품인 이 싱글 몰트 위스키는 각종 상을 수상한 글렌모렌지 빈티지 컬렉션 ‘본드 하우스 넘버원(Bond House No.1)’의 두 번째 한정판 위스키이다. 글렌모렌지 빈티지 컬렉션은 글렌모렌지의 숙성 위스키 보유 분 중 가장 특별한 위스키들로 구성되어 있다. 글렌모렌지의 위스키 제조 팀은 탁월한 빈티지의 특별한 개성을 잘 보여주는 각각의 위스키가 정점에 달하는 순간을 포착하며, 이들 위스키는 위스키 제조 팀의 승인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세상과 만나게 된다.
‘글렌모렌지 그랑 빈티지 몰트 1989’의 이야기는 한 세기 이상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높은 증류기가 자리했던 글렌모렌지의 옛 증류소 건물에서 마지막으로 생산된 위스키에서 시작된다. 이 위스키의 증류가 이루어진 지 얼마 후, 글렌모렌지의 상징인 증류기를 아담한 규모였던 이 건물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글렌모렌지의 옛 시대가 마무리되었다. 대신 글렌모렌지는 최상급 싱글 몰트 위스키에 대한 위스키 애호가들의 점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9세기 보세 창고 중 가장 규모가 컸던 ‘1번 창고(Warehouse No.1)’를 개조하기로 결정했다. (글렌모렌지 빈티지 컬렉션 ‘본드 하우스 넘버원’의 이름도 바로 이곳에서 따온 것이다.) 웅장한 증류소로 변신한 ‘1번 창고’에 설치된 증류기들은 지금도 글렌모렌지 위스키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장차 훌륭한 위스키로 성장할 이 빈티지가 최상급 캐스크에서 숙성을 거치는 동안, 글렌모렌지의 증류, 위스키 제조, 위스키 재고관리 총괄 책임자인 빌 럼스던(Bill Lumsden) 박사는 이 빈티지가 가진 독특한 풍미에 매료되었다. 이에 럼스던 박사는 옛 증류소 건물의 유산을 기리는 특별한 배합을 통해 위스키의 개성을 드러내기로 마음먹었다. 특유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1989년산 위스키를 엄선한 럼스던 박사는 몇 안 되는 귀한 캐스크를 숙성에 투입시켰다. 바로 코트 로티 와인을 담았던 최상급 캐스크였다. 숙성의 정점에 달하는 순간, 이 귀중한 위스키들은 다시 하나로 합쳐져 특별한 싱글 몰트 위스키로 새롭게 태어났다. 부드러운 질감이 호기심을 자아내며, 깊이 있는 오크 향과 잘 익은 붉은색 과일의 은은한 풍미가 인상적이다.
‘글렌모렌지 그랑 빈티지 몰트 1989’에 대해 럼스던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27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느긋하게 기다리며 숙성을 거친 끝에, ‘글렌모렌지 그랑 빈티지 몰트 1989’가 드디어 세상에 나올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배합을 위해 엄선된 각각의 캐스크는 코트 로티 와인을 담았던 캐스크에서 숙성된 위스키로부터 절묘한 깊이를 한층 돋보이게 해준다. 그 결과 글렌모렌지 위스키 특유의 섬세한 정교성, 그리고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풍부함과 강렬함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위스키가 탄생했다. 연식이 오래된 위스키로서는 드물게 다채로운, 스모키하면서도 달콤한 아로마가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입 안에 넣으면 후추의 풍미가 피어나며, 구운 사과와 버터가 든 퍼지의 풍성한 풍미가 느껴진다. 이후 꿀과 가죽, 고전적인 우드 스파이스 향이 더해진 강력한 피니시가 오랫동안 지속된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