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중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오는 2020년 이후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위한 투자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베이징전공과 함께 장쑤성 창저우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했다고 24일 밝혔다. 금탄경제개발구역 내 약 30만㎡ 부지에 짓는 이 공장은 내년 하반기에 준공되며 2020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나선다. 연간 생산규모는 일반 전기차(30㎾) 25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7.5GWh 배터리 분량이다. 투자비는 50억위안(8,200억원)으로 2020년까지 분할 출자 형태로 투입된다. 특히 충남 서산 2공장에 적용된 최첨단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합작 투자여서 위험 부담도 덜게 됐다. SK그룹의 전통적인 해외 투자 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의 일환이다. SK는 신규 시장에는 독자 진출보다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진출을 선호하고 있다. 중국 시노펙과의 합작회사인 ‘중한석화’가 대표적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딥체인지2.0’에 기반을 둬 배터리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럽·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생산거점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의 전기자동차 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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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중국에 배터리 셀 생산라인을 구축하다가 지난 2016년 후 지속한 중국의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제외로 건설을 미뤄왔다. 하지만 2020년부터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아예 중단되는 만큼 더는 투자 시점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 기간이 보통 1년 6개월~2년 정도인데 2020년 중국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연내 투자에 나서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장이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급성장 중인 세계 배터리 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겨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창저우 배터리 공장과 올 초 착공해 2022년 완공 예정인 헝가리 공장(연간 7.5GWh)을 합치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연간 생산량은 20GWh로 늘어나게 된다. 중국 공장이 마무리되면 국내 서산공장(4.2GWh)과 헝가리 공장과 함께 글로벌 생산 기지의 ‘삼각체제’ 구축도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생산능력을 급격하게 키우는 만큼 배터리 소재 분야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역시 배터리 생산의 수직 계열화를 진행하는 만큼 분리막이나 양극재 투자도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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