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전 계열사에 상생결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27일 서울 구로구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기업 간 대금결제 환경 개선을 위한 상생결제 도입·확산 협약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상생결제를 개별 기업이 아닌 그룹 차원에서 전 계열사에 도입하는 것은 국내 대기업 중 롯데가 처음이다.
상생결제는 기업 간 거래에서 어음결제 관행을 끊어 하청기업의 자금경색을 완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위탁기업(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발행한 어음이나 외상매출채권 대금 지급을 은행이 보증하고 은행은 위탁기업으로부터 받은 대금을 정해진 날짜에 수탁기업(협력사 등)에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협력사가 현금이 필요할 때 상생결제로 받은 외상매출채권을 은행에서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금리를 적용해 할인받아 현금화할 수 있으며 기존 하도급업체들이 은행에서 이용하던 외상매출채권 대출과 같이 원청기업이 도산이나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더라도 하도급 협력사에 상환을 요구하는 상환 청구권이 없다.
특히 올해 초 국회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상생협력법)’을 통과시켜 내달부터 상생결제로 대기업과 거래한 1차 협력사는 2·3차 협력사와의 거래에서 대기업과 같은 지급 비율로 상생결제를 이용해야 하도록 제도를 의무화시켰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전 계열사 상생결제 도입은 1차 협력사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계열사의 2·3차 협력사까지 상생결제로 인한 긍정적인 ‘낙수 효과’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롯데는 지난달 전 계열사의 기존 대금결제 중 현금결제를 제외한 신용결제 부분을 모두 상생결제로 전환하기 위해 관련 계열사와의 협의를 마쳤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올해 말까지 일부 특수 법인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에 상생결제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오성엽 롯데지주(004990) 부사장은 “이번 상생결제 도입이 2차 이하 협력사들에도 확산돼 현금 유동성과 대금지급 안정성 확보에 실질적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롯데는 협력사들을 위한 대금지급 선진화와 동반성장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형호 협력재단 사무총장도 “협력사의 대금결제 환경 개선을 위해 상생결제를 전 계열사에 도입하고자 하는 롯데의 적극적인 행보가 다른 기업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2010년 기업은행과의 협력으로 최초 조성된 상생펀드를 7,520억원 규모로 운용하고 있다. 은행 대출 시 기준금리에서 업계 최대 수준인 1.1~1.3%포인트의 대출금리 자동우대가 지원되며 현재 720여개 협력사가 펀드를 통해 자금을 활용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제휴 은행을 늘려 상생펀드에 대한 협력사의 선택권을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