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지난해 인수한 미국 유레카 미드스트림 홀딩스의 지분 프리미엄이 인수가격 대비 40%까지 치솟았다. 자원개발의 본토인 미국에서 유전 개발 및 생산, 이송 및 가공, 제품 판매 등 전 주기에 걸쳐 밸류체인을 완성한 것을 넘어 투자 ‘대박’까지 터뜨린 것이다. SK㈜는 SK이노베이션, SK E&S 등과 자원개발의 삼각편대를 이뤄 글로벌 자원시장 곳곳에서 성공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자원개발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한 유틸리티 기업이 최근 SK㈜에 유레카 지분 40%를 인수하겠다며 40%의 프리미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레카는 북미 최대 천연가스 매장지역 중 하나인 마셀러스 유티카 유전에서 발굴한 천연가스를 이송 및 가공하는 업체다. 연간 천연가스 1,700만톤의 이송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자원기업 블루리지의 자회사로 설립됐다가 지난 2014년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인프라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SK가 지난해 1,172억원을 투자해 지분 40%를 인수했다.
미 유틸리티 기업이 SK㈜에 프리미엄 40%를 얹어주겠다며 지분매각을 제의한 것은 SK의 투자가 그만큼 성공적이라는 방증이다. 유레카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영업이익(EBITDA)은 66%에 달한다. 고정수수료 기반의 장기(10년 이상) 계약을 보유한데다 특정 지역 가스 생산물량의 독점처리 권한까지 가져 장기간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SK㈜가 지분인수 이후 받은 배당금액만도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SK㈜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지분인수에 들어간 투자금 1,172억원을 제외하고 4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
SK㈜는 5월에도 북미 셰일가스 G&P(Gathering&Processing) 기업 브라조스 미드스트림 홀딩스 지분을 2,700억원에 매입했다. 브라조스는 텍사스주 퍼미언 분지에 있으며 2015년 설립됐다. EBITDA가 50%에 달하고 평균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보유한 기업이다. 안정적 수익기반을 고려하면 브라조스 투자 역시 SK그룹에 큰 수익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의 에너지 사업 확장은 원유 이송 및 가공 영역뿐이 아니다. 우리나라 민간 유전개발의 선두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자원개발 본사를 미국 자원시장의 심장부인 휴스턴으로 옮겼다. 3월에는 미국 자회사인 SK E&P 아메리카에 4,853억원을 현금 출자했다. 이는 미국 셰일가스 업체 롱펠로를 인수하는 데 사용됐다.
SK이노베이션은 비리로 얼룩진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역사에 굵직한 성공사례를 남긴 민간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민간기업 중 처음으로 남중국해 해상유전에서 독자적인 원유 채굴에 성공했다. 2011년에는 브라질 해상유전을 24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팔아 투자 대비 3배가량의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남미 최대 유전으로 꼽히는 페루 카미시아 유전도 SK이노베이션이 20%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기반의 에너지 회사인 SK E&S도 최근 SK그룹이 싱가포르에 신설하는 투자법인에 1,128억원을 현금 출자하기로 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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