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 대거 ‘팔자’에 나선 연기금이 그 와중에도 인터넷, 콘텐츠와 유통 등 최근 반등세로 돌아선 종목들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차례 상승기가 꺾인 남북 경협주 역시 일부 연기금의 매수 리스트에 올라 있는 등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종목들을 살펴보니 셀트리온(910억원), 카카오(803억원), CJ ENM(530억원), 호텔신라(471억원), LG생활건강(464억원)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카카오 12.44%, CJ ENM 10.52% 등 이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종목들을 골라 비교적 선방을 거뒀다. 특히 CJ ENM의 경우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가 전체로 봐도 1,020억원을 1개월 동안 순매수했다. 호텔신라(6.71%), LG생활건강(3.06%) 등의 주가도 오름세였다. 그러나 가장 많이 매수한 셀트리온의 주가는 같은 기간 오히려 0.74% 하락했다.
이미 한풀 꺾인 경협주 역시 일부 순매수 상위 리스트에 올라 있다. 연기금이 국내 주식에서 이탈하면서도 수익률은 신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날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의 국내 주식 수익률은 -5.3%로 전달(5월) 말 -1.18%에서 크게 악화했다.
연기금은 지난 6월 이후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설 등 악재를 맞아 증시가 약세로 돌아서자 일제히 팔자에 나섰다. 최근 1개월 동안 연기금은 코스피시장에서 6,849억원, 코스닥에서는 198억원을 팔아 치웠다. 보수적인 연기금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 같은 ‘셀 코리아’는 증시 하락 폭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 상장 주식을 1조1,310억원 사들이며 다시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있는 것과도 상반된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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