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2일 홈플러스 스페셜의 6번째 매장으로 가양점을 재개점했다. 영업면적 1만 4,876㎡(4,500평) 규모로 지난 2000년 10월 처음 오픈한 가양점의 리뉴얼은 매출 부진으로 고전하던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리뉴얼하는 첫 사례다. 그간 홈플러스 스페셜은 내부적으로 상징성이 크거나 지역 거점 점포를 주로 리뉴얼했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잡은 것.
원래 까르푸 매장으로 오픈했던 가양점은 같은 해 앞서 개점한 이마트 가양점이 이미 상권을 장악한 상태라 실적이 계속 부진했다. 더구나 본사 사무실과 건물을 함께 쓰는 강서점과 불과 700m 거리라 상대적으로 집중도가 떨어졌던 매장. 자연스레 점포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시설은 노후화했으며, 이에 고객들이 다시 외면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하지만 리뉴얼을 마친 홈플러스 스페셜 가양점은 매장 동선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우선 매장 가운데 넓은 통로를 중심으로 좌우 매대에 카테고리별로 고객이 쉽게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동선은 한정된 공간에 많은 상품을 넣으려다 보니 미로처럼 얽혀 있었지만 리뉴얼을 통해 매우 간결해졌다. 대표 상품과 고객이 많이 찾는 상품 위주로 진열돼 물건 종류가 줄어 가능한 일이다.
상품 구성도 홈플러스 스페셜 취지에 맞춰 뜯어고쳤다. 각 매대에는 상단에 소용량 낱개 포장 상품이, 하단에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 홈플러스 단독판매 상품이 진열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소용량 상품을 동시에 구비했더니 나란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며 “믹스커피의 경우 소용량 20개들이와 대용량 300개들이 상품이 동시에 잘 팔린다”고 말했다.
특히 맥주·와인 등 주류 코너를 매장 입구에 전진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맥주 판매코너의 경우 전국 홈플러스 매장 중 가장 길고 크게 만들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수입맥주 인기의 원동력이 다양한 종류 덕분임을 고려한 조치다. 덕분에 그간 한산하던 점포에 개점 당일을 비롯한 며칠 동안 손님들이 북적였다는 후문이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가양점 리뉴얼을 계기로 지역 상권의 강자인 이마트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이다. 영업면적도 훨씬 크고 매장 면모도 일신한 만큼 인근 강서점과 연계해, 일대 상권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마곡지구와 김포 한강신도시 상권까지도 공략한다는 목표다.
한편 홈플러스스페셜은 지난 6월 말 대구점 오픈 이래 순항 중이다. 지난달까지 문을 연 점포 5곳의 매출은 현재까지 전년 동기대비 50% 늘었고 객단가(고객의 1회 쇼핑 시 구매액)도 30%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구점·목동점 등 근처 창고형 할인점과 경합하는 상권에서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스페셜은 현재까지 7곳을 오픈했고 연내 20개까지 리뉴얼 오픈을 준비 중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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