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안정적인 화학사업 등 비정유부문 비중을 높이는 한편 고도화 시설을 증설하는 등 사업 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2021년까지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폴리에틸렌(PE) 75만톤과 폴리프로필렌(PP) 4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건설 투자를 결정하는 등 올레핀과 폴리올레핀 신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HPC는 나프타를 사용하는 기존 NCC(Naphtha Cracking Center)보다 원가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설비다. HPC는 나프타를 최소로 투입하면서 이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 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해 원가를 낮출 수 있다. 특히 원료로 주로 사용하게 될 탈황중질유는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3개 정유사만 생산하고 있어 원료 공급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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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2,400억원을 투입한 SDA(Solvent De-Asphalting) 시설을 완공했으며 지난 10일부터는 정기보수(TA) 기간을 활용해 충남 대산 1공장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약 2,500억여원을 들인 이번 증설은 연인원 20만명이 투입되며 다음 달 중순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현대오일뱅크의 하루 정제능력은 65만배럴로 확대되고 고도화율 역시 40.6%로 국내 정유사 중 최고 수준이 유지된다.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사업 강화와 정제시설 고도화는 결국 불확실성이 큰 정유산업에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실제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 및 효율화를 통해 2014년 국제 유가가 급락해 국내 정유업계가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을 때에도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다. 아울러 2015년 이전 10% 미만에 머물던 비정유부문 비중도 지난해 기준 30%대까지 높아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HPC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는 2022년에는 비정유부문 비중이 45%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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