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가 모르핀 같은 의약 성분이 나오도록 진화한 핵심 과정이 밝혀졌다.
중국 시안교통대와 영국 요크대 등 공동연구팀은 31일 사이언스에서 염기쌍 27억개, 염색체 11개로 이루어진 양귀비(P. somniferum L.)의 게놈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7,800만년 전 유전체 복제과정에서 일련의 유전자들이 융합하면서 모르핀 성분 등을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양귀비의 염기서열을 코이룰레아매발톱꽃, 연꽃 등의 게놈과 비교해 이들 식물이 진화과정에서 1억2,500만∼1억1,000만년 전 갈라진 것으로 분석했다. 계통발생 분석을 통해 전체 게놈의 65%가 복사되는 사건이 약 7,800만년 전에 일어났다는 점도 밝혀냈다.
특히 양귀비 유전자 15개에 아편 성분인 노스카핀과 모르핀, 코데인 생성에 필요한 두가지 생합성 경로에 관여하는 효소들의 정보가 담겨 있음을 확인했다.
인류가 신석기시대부터 재배한 양귀비에 들어있는 모르핀과 코데인 등 알칼로이드 성분은 진통에서 기침 억제, 행복감, 졸음, 중독 등 다양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 교신저자인 영국 요크대 이언 그레이엄 교수는 “말기 환자 치료나 통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진통제 성분을 값싸게 얻을 수 있는 식물을 개발하는 데 토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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