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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국민연금 CIO 3파전 벌인다는데...후보자들 조직관리·운용능력 '글쎄'

이르면 이달초 선임

●안효준 BNK금융지주 사장

국민연금 내부출신...1순위 꼽혀

큰 성과없고 각종 의혹에 '곤혹'

●주진형 전 한화투자證 대표

운용보다 전략기획 전문가 평가

홍콩지수 연계 ELS투자로 손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사회적 투자 돕기 컨설팅 사업

2000년이후 투자 업무서 떠나

《이 기사는 시그널 8월31일 오전 8시11분에 게재됐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선정 절차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후보자들의 과거 행보나 면면이 관심을 끈다. 최종 후보자는 5명이지만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부문 사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가 3파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세 후보자 모두 국민의 미래를 담보할 연금을 운용할 CIO로서 조직관리와 운용 능력에서 의구심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은 세 후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청와대가 검증을 거쳐 이르면 9월 초 국민연금 CIO로 확정할 계획이다.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문장




현재 1순위로 꼽히는 안 사장은 3명의 후보자 중 유일하게 국민연금 내부 출신(기금운용본부 해외증권실장)으로 조직 이해도가 높은 것이 강점이다. 서울증권 뉴욕사무소장, 호주·뉴질랜드은행 펀드 운용매니저, 다이와증권 서울법인이사, 대우증권 홍콩법인이사를 거쳐 교보악사자산운용 대표와 BNK투자증권 사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최근 각종 의혹이 제기되며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안 후보자가 2017년 11월까지 대표를 지낸 BNK투자증권의 직원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욕설을 하고 강제로 성과급을 깎았다고 폭로했다.

그의 운용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BNK투자증권은 올해 5월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회사의 유동화 채권에 200억원을 투자했다가 20일 만에 원금불이행 사태가 벌어지며 손실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순이익의 10배 넘는 금액을 손해 볼 위기에 놓였다는 것은 부정적인 요소다. 이에 대해 BNK투자증권은 해당 투자는 안 사장이 증권사 대표를 그만둔 후 만든 조직에서 투자한 것으로 지주에는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안 사장이 재직했던 2017년 BNK투자증권은 평균 100억원대였던 순이익이 19억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또 국민연금에 몸을 담은 것은 장점이나 정작 국민연금 일각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주 전 대표는 세계은행 컨설턴트, 삼성증권 전략기획실, 우리투자증권 리테일 사업본부장을 거쳤다. 운용보다는 전략기획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한화투자증권(003530) 대표 시절 증권사가 기업 눈치를 보며 매도 의견을 내지 않는 관행을 바꾸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내며 증권사의 정석을 지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총선공약단 부단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와 연을 맺었다.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 주 전 대표를 밀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주 전 대표 역시 운용이나 조직관리 측면에서는 후한 평가를 못 받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홍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1조원을 투자했는데 2,000억원 손실이 났고 회사가 휘청일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화투자증권 직원 350명을 구조조정하고 지점장들이 피켓시위를 할 정도로 갈등을 일으킨 것은 감점 요소다. 국민연금 CIO 심사위원이기도 한 양대 노총에서 이 점을 문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의 류 대표는 국내 최초로 사회적 투자를 돕기 위한 컨설팅 사업을 벌였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국민연금 운영 기조와 들어맞는 인물이다.

하지만 증권사 재직 경험은 2000년에서 멈춰 있다. 이후 투자 업무 일선에서 떠나 있어 앞선 두 후보에 비해 운용 능력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1년 이상 끌어온 국민연금 CIO 선정 과정이 ‘투자’라는 본연의 업무와 동떨어진 기준을 갖고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후보자 간 흑색선전을 벌인다는 후문마저 들린다”고 지적했다.
/임세원·강도원·김민석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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