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주가 미국이 당초 우리나라에 허용하지 않았던 철강관세에 대한 품목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다시 진정세로 돌아서 중국 철강 수요가 예정대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어 호재가 겹쳤다.
30일 코스피 철강·금속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 오른 4,952.96을 기록하며 소폭 강세로 장을 마쳤다. 종목별로는 문배철강(008420)(20.73%), 휴스틸(005010)(12.03%), 포스코강판(058430)(10.53%), 부국철강(026940)(8.59%), 하이스틸(7.01%) 등이 크게 올랐다.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국과 아르헨티나·브라질의 철강 쿼터와 아르헨티나의 알루미늄 쿼터에 대해 미국 산업의 상황에 따라 선별적인 면제를 허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포고문은 한국·아르헨티나·브라질 등 25% 철강관세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쿼터를 수용한 국가도 품목 예외 신청을 통해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와 쿼터 면제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상무부가 승인하는 철강 품목은 25% 관세나 70% 수출 쿼터(할당) 적용을 받지 않고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품목 예외가 불가능하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미국과 합의한 70% 쿼터 내에서만 가능하다. 강관류 등 이미 쿼터를 채운 품목의 경우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주는 최근 미중 간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하자 주가가 다소 정체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미국이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에 이어 캐나다와도 무역 협상을 순조롭게 이어가며 글로벌 무역 분쟁 우려가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중국의 동절기 감산과 춘제(春節)를 전후한 재고 수요까지 기대할 수 있어 철강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을 때”라며 “2016년과 지난해 동절기 감산 기간에도 철강업종 지수는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상회했고 올해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대외변수의 호전은 현재 실적 부진에 빠진 철강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2·4분기 철강 대장주인 POSCO와 현대비앤지스틸의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대비 33.2%, 71.9% 껑충 뛴 것을 제외하면 다른 철강사들의 실적은 대부분 마이너스였다. 일부는 적자전환을 한 곳도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어 통상 비수기인 3·4분기에도 2·4분기보다 나은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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