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5월 취임 당시 자신이 몸담고 있던 미국계 투자은행인 JP모건 주식을 거액 보유했던 것으로 드러나 ‘이해상충’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공개한 재산등록사항을 보면 임 위원의 재산은 취임일인 5월 17일 기준 약 72억원으로 신고됐다.
본인 예금 39억원과 JP모건 주식 8억1,000만원어치, 배우자 예금 16억원 및 서울 용산구 아파트(5억원) 등이 주요 재산 목록이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된 부분은 JP모건 주식으로 취임일 기준 주가와 환율을 적용하면 약 8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임 위원은 1999년부터 JP모건 서울지점에서 근무하다 지난 5월 금통위원에 임명됐다.
현행 공직자 윤리법은 공직자의 주식 보유를 제한하고 있다. 다만 해외주식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어 임 위원의 JP모건 주식 보유는 실정법에 어긋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해상충을 막는 다는법의 취지를 고려하면 취임 전에 JP모건 주식을 모두 처분하지 않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통위원은 채권금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전세계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JP모건의 수익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JP모건은 한은과 예금 및 대출 거래를 하고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이기도 하다.
임 위원은 취임 이후 JP모건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해외 주식보유가 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금통위원 내정 후부터 처분하기 시작해 지금은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위원이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금통위에 참여했다면 한은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 위원은 취임 일주일만인 지난 5월 24일 금통위 회의에 참여했으며 당시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현행 한은법은 ‘금통위원은 자신 및 배우자, 4촌이내 혈족, 2촌 이내 인척 등과 직접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항에 관한 심의·의결에서 제척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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