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31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고용 안정을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입장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로서는 여전히 고용을 한은 설립 목적에 두는 것에 대해 대단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행 한은법은 한은의 책무로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규정하고 있다. 금융 안정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필요성이 제기돼 지난 2011년 한은의 책무로 추가됐다. 이와 함께 고용 안정도 통화정책의 목표로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2016년에는 여야 의원 공동으로 한은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과 호주는 물가 안정과 더불어 고용 안정을 중앙은행 설립 목적에 규정한 상태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는 이런 목소리가 더 커졌다. 이 총재도 4월 “통화정책에서 고용상황은 중요하게 고려할 사안”이라며 고용 안정 목표를 명시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들어 7월 신규 취업자가 5,000명에 그칠 만큼 고용 사정이 더 악화하면서 재차 논의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경제 환경의 변화에 맞게 중앙은행도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서다. 다만 중앙은행이 물가와 고용이라는 상충되는 목표를 함께 추구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 총재도 이날 “현재 우리의 고용 문제는 경기적 문제보다는 구조적 요인이 크다”며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재차 신중론을 강조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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