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캐피털사의 고금리를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윤 원장은 3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캐피털사 최고경영자(CEO)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은행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서민과 중소기업을 외면하고 차주의 위험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원장은 또 금리 산정체계를 투명하게 갖출 것을 요구했다. 그는 “대출금리 등 가격의 결정에서 시장원리를 존중하겠지만 산정체계에 합리성이 결여돼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주문했다. 윤 원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와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건전성 리스크가 여전사(캐피털사와 신용카드사를 포함해 부르는 말)들이 직면한 위험요소”라며 “시중금리가 상승하거나 신용경색이 발생하면 여전사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 당국은 캐피털사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오는 10월에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윤 원장은 “가계대출의 빠른 증가세는 우리 경제와 여전사의 건전성에도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각별히 유의해달라”며 “DSR을 통해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받는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윤 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캐피털 업계가 어려워진 만큼 틈새시장을 찾아 발전해나가는 쪽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캐피털사 대표들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보험대리점업 허용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우택 한국투자캐피탈 대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캐피털사의 해외 진출을 금융 당국이 적극 도와달라는 건의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창의 금감원 중소서민 담당 부원장보,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과 10개 캐피털사의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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