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 테마섹이 지난 3월 시장에 매각한 셀트리온, 셀트리온 헬스케어에 대한 블록딜 보호예수가 풀린다. 테마섹은 당시 셀트리온 224만주(1.8%), 셀트리온 헬스케어 290만주(2.1%)의 블록딜을 진행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 헬스케어의 당시 거래 규모만 각각 7,542억원, 3,151억원이다. 총 1조 700억원으로 국내 블록딜 사상 두 번째 규모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부자가 지난 2015년 현대글로비스(086280) 지분(1조 2,910억원)을 블록딜로 매각한 이후 가장 컸다.
테마섹은 블록딜 이후 매각 지분 및 잔여 지분 매각 보호예수 기간을 180일로 설정하고 대량 매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하지만 오는 4일 블록딜을 통한 매각이 가능해짐에 따라 다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당시 셀트리온의 우군이었던 테마섹이 지분을 대량으로 처분하자 셀트리온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블록딜 다음 날인 3월7일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각각 12%, 11.9% 하락했다. 이후에도 수급이 분산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홀딩스 주가는 제약·바이오 섹터 조정과 맞물려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셀트리온 매도 보고서가 나오며 올 초 40만원 문턱까지 갔던 주가는 최근 20만원 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당시 테마섹이 블록딜로 매각한 지분 외에 현재 테마섹이 들고 있는 지분도 시장에 얼마나 풀릴지 관심이다. 테마섹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헬스케어 지분을 각각 12.44%(4조2,000억원), 10.4%(1조3,000억원) 들고 있다.
테마섹은 블록딜 보호예수 해제 이후 추가 매도에 대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의 질의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다만 셀트리온의 한 관계자는 “테마섹의 올 초 블록딜은 리밸런싱 차원으로 장기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테마섹은 지난 2010년 셀트리온 지분 1,223만주를 2,080억원에 사들였다. 평균 매입 단가는 1만 7,000원 수준이었다. 셀트리온 헬스케어는 2011년 상환전환우선주(RCPS) 170억원을 사들였다. 테마섹은 셀트리온 관련 투자로 20배 안팎의 수익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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