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많은 회사들이 알테오젠(196170)의 항체약물접합(ADC) 등 기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알테오젠은 유방암·난소암 치료제, 면역관문억제제 등을 직접 연구·개발하면서 다른 회사들과 ADC 관련 연구를 협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박순재(사진) 알테오젠 대표는 3일 서울 마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알테오젠은 국내 최초로 ADC로 임상 1상을 진행하는 회사다. ADC는 암세포 등 특정 세포를 표적하는 항체에 독성을 가진 약물을 붙이는 기술이다. ADC로 만든 항암제는 암세포에 달라붙을 때만 독성이 나타나 부작용 없이 약효를 높이는 특징을 가진다.
알테오젠이 파이프라인 가운데 잠재력이 큰 후보 물질로 ‘ALT-P7’을 꼽는 것도 이 때문이다. 회사가 개발 중인 후보 물질은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항체의 여러 위치에 독성을 붙이는 1세대 ADC와 달리 특정 위치에 독성을 붙여 적은 독성으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2세대 ADC다.
박 대표는 “기존 항암제로 치료했다가 재발한 환자,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2차 치료제로 ADC 항암제가 가능하다”며 “유방암에는 2차 치료제로, 난소암에는 1차 치료제로 연구·개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방암과 달리 난소암은 전조 증상이 없어 말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고 현재까지 치료제도 없다. 개발에 성공하면 상당한 수익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회사는 ADC 치료제 외에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와 허셉틴의 피하주사용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아일리아는 바이엘이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어려운 제품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60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알테오젠은 독자적인 제형 특허를 취득해 세계 최초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목표로 한다.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의 피하주사용 바이오시밀러도 수익 창출에 영향을 미치는 파이프라인이다. 기존의 치료제는 정맥주사형으로 30분 이상 투여해야 한다. 피하주사로 제형을 바꾸면 주사 시간은 2~5분으로 짧아진다. 현재 허셉틴의 오리지널 제약사인 로슈에서 개발한 허셉틴 SC가 유일하다.
박 대표는 “편의성 때문에 허셉틴 SC가 기존 시장의 47%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개발에 성공하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와 허셉틴 피하주사용 바이오시밀러 모두 세계 최초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 2008년에 설립한 알테오젠은 2014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설립한 지 10년 만에 ADC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등 총 임상 4개를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10년 동안 일하면서 좋은 인력을 확보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앞으로 10년 뒤에는 임상 4개 중 2개를 성공해 전 세계에 약을 판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지영·양사록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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