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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자동화장실로 ‘골골송’ 부르게 할래요”

국내 첫 IoT 활용한 고양이 자동 화장실

스마트폰과 연동 배변활동 실시간 확인





“고양이가 기분 좋을 때 ‘골골’ 소리를 내거든요. 이걸 애묘인끼리는 ‘골골송’이라고 부릅니다. 고양이가 항상 기분 좋은 ‘골골’ 소리를 낼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골골송작곡가’로 기업명을 정했습니다.”

지난해 2월 설립된 골골송작곡가는 반려인과 반려묘를 위한 고양이 자동화장실 개발업체다. 반려묘를 키우다 보면 신경 쓰이는 부분 중 하나가 배설물 청소다.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본능적으로 모래 위에서 배설물을 볼 수 있어 훈련의 번거로움이 덜하지만, 주인이 이틀에 한 번씩 배설물을 치우고 쓴 만큼의 모래를 보충해줘야 하는데 이 작업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번거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때 청소하지 않을 경우 반려묘가 비뇨기질환 등 배설물을 매개로 한 질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은데다 주인의 거주 환경 위생에도 문제가 되기 쉽다.

노태구(31) 골골송작곡가 대표는 이 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고양이 자동화장실인 ‘라비봇’ 개발에 나섰다. 라비봇은 국내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고양이 자동화장실이다.IoT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반려묘의 배설물을 청소해주며 주인이 배설 활동이나 내부 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려묘의 화장실을 자동으로 청소하고 모래를 보충해주는 것 외에도 스마트폰과의 연동도 가능해 반려인이 반려묘의 배변 활동과 화장실 내부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라비봇 내부에 설치된 센서가 이 같은 반려묘의 화장실 이용 횟수와 시간, 체중 등을 측정해 데이터로 기록하는 것도 장점이다. 이 역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는데, 동물 병원의 비뇨기질환 문진표에 이용되는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해 더욱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돕는다.

노 대표는 “반려묘의 배설횟수나 배설시간 등이 자동으로 측정돼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편리하게 배변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반려묘의 건강상태나 이상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라비봇은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의 애로사항을 연구하고 섬세하게 보완했다. 모래 자동보충 기능으로 관리주기가 길어진 데다 소음도 줄였다. 이 밖에 사막화 방지 설계와 야자수 활성탄을 이용한 항균 처리 등도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스마트폰의 어플 알림을 통해 모래 저장량을 알 수 있고 모래가 모자랄 때는 간편하게 원클릭 모래 주문도 가능하다. 노 대표는 “기존 자동화장실의 경우 소음이 커 고양이가 공포심을 갖고 사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반려인이 모래를 3~4일에 한 번씩 보충해야 했는데 라비봇의 경우 최대 3주까지 자동보충이 가능해 귀찮음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가 고양이화장실 개발에 착수한 데는 개인적인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과거 그가 키우던 고양이가 복막염에 걸려 2주 만에 사망했던 것. 노 대표는 “반려묘를 순식간에 질병으로 잃어버린 힘든 경험 이후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반려묘와 반려인을 위한 반려묘 건강 관리 제품을 개발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개발은 쉽지 않았다. 특히 배설물 분리기의 설계가 발목을 잡았다. 라비봇의 갈퀴는 갈퀴 모양의 분리기로 모래 안을 파고들어 고양이의 배설물을 걷어내는데, 최적의 갈퀴 봉 간격과 두께를 추구하면서 모터의 부하를 잡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노 대표는 약 2년 간 수많은 테스트용 갈퀴를 통해 모래의 종류에 따른 테스트를 진행했고 최적의 설계로 효과적인 배설물 분리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말 정식 출시 예정인 라비봇은 벌써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통해 777대의 사전 주문을 받았으며 30분 만에 2억 7,000만여원의 펀딩을 달성하며 반려동물 업계 펀딩 규모 가운데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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